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예산 정국이 끝난 이후 처음으로 다시 만났다. 양당은 예산안 합의 과정에서 보인 ‘불협화음’을 털어내고 12월 입법 전쟁에서 적극적으로 공조하기로 합의했다.
양당 정책연대협의체인 국민통합포럼은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11차 모임을 열고 연대논의를 이어갔다. 국민의당 안철수·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도 참석해 무게감을 더했다. 양당은 예산안 합의 과정의 ‘파열음’은 잊고, 양당 공통 입안사항을 중심으로 이어질 입법 정국에 협조하기로 했다.
국민의당 안 대표는 “다당제를 지키는 주축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제 역할을 해내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때”라며 “외연 확대 없이는 (제3, 4) 정당은 소멸할 수밖에 없다. 더 많은 인재가 함께하기 위해서 그릇을 만들자”고 말했다.
바른정당 유 대표는 예산안 합의 과정에서 의견이 맞지 않았던 부분을 언급하면서도, 향후 입법 과정에서 서로 협력하자고 밝혔다. 유 대표는 “예산처리 과정에서 양당이 공통으로 추구하는 것을 실현하지 못했지만, 국회가 입법에 들어가면 같이 노력할 부분이 많다”며 “바른정당이 추구하는 국회법, 방송법, 서비스산업발전법, 규제프리존법, 사회적 경제 기본법 등에 (국민의당과) 협력할 부분이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앞서 유 대표는 전날 국민의당이 예산안 합의 과정에서 여당에 협조한 데 대해 “이번에 국민의당이 보여준 모습은 매우 실망스럽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길 바란다”며 강한 유감을 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다시 국민의당과 연대 의사를 밝히면서 양당 공조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에 화답하듯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와 이용호 정책위의장은 정책연대를 넘어 통합을 직접 언급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분명히 양당 간 통합은 온다”며 “그때까지 양당 간 신뢰를 구축하면 통합의 때가 온다고 본다. 큰 대통합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의장도 “통합은 좋다고 생각한다”며 “통합이 분열을 부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인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12월 입법 정국에서 공조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양당이 공동 입안 등 공조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현재 통합논의와 관련해 내홍을 겪고 있어 바른정당과 단일대오를 꾸리는 데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통합 반대파로 분류되는 국민의당 이상돈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이번(예산안 합의)을 계기로 이른바 정책연대협의라는 것이 과연 어느 정도 의미가 있을지 그런 부분에 대해서 좀 회의적”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