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국내 주식 및 채권 투자규모는 늘 관심사다. 유출입 여부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이 출렁이곤 하기 때문이다. 그런 통계가 공신력 있는 두 기관 간에 차이를 보이고 있어 혼선을 주고 있다.
데이터를 집계하는 기준 차이라고는 하지만 시장에서 촉각을 곤두세웠던 미국 연준(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결정 직전 벌어진 일이라 자칫 혼란을 초래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또 통계와 관련해 자칫 기관간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차이가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은 결제일과 거래일이라는 기준차 때문이다. 금감원은 결제일만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 반면, 한은은 주식 장내거래의 경우 거래일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결제일은 통상 거래일(T) 이틀 후가 된다는 점에서 월말에 장 변동성이 클 경우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11월말일인 30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36.53포인트(1.45%) 급락한 바 있다. 코스콤 단말기 체크를 통해 확인한 이날 외국인의 유가증권 순매도 규모는 5999억4800만 원에 달한다.
한은과 금감원 관계자들은 “결제일이냐 거래일이냐라는 데이터를 집계하는 기준 차이가 있다. 통상 말일날 주가지수가 크게 변동하거나 특이거래가 몰릴 때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상장주식의 경우 장내거래만을 기준으로 하는 금감원과 달리 한은은 장외거래도 포함하고 있다. 이밖에도 통화기준이 달러화와 원화로 갈리고 있다.
한편 통계와 관련한 자존심 싸움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도 확산하고 있다. 우선 이번 통계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금감원이 집계해 왔다. 한은은 올 초부터 국제금융 및 외환시장 동향 자료를 월별로 발표하기 시작하면서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동향을 지난해 10월부터 소급해 발표하고 있는 중이다. 한은 관계자는 “외환당국이라는 입장에서 자료를 집계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가계대출관련 자료는 전통적으로 한은이 발표해 왔다. 그러던 것이 가계부채 확산에 따라 금감원이 한은 자료 발표 당일 대책을 중심으로 자료를 내놓기 시작했다. 이후 올 초부터 금감원은 한은 자료 발표와 동일시간 내지는 몇 시간 전에 ‘가계대출동향’이라는 유사통계를 발표하고 있다. 급기야 한은은 금감원 데이터와 왜 다른지를 보충설명하는 내용을 덧붙여 관련 자료를 내놓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