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최근 금융유관기관 대상 채용비리 현장점검 과정에서 서민금융진흥원의 공채 채용절차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위는 경력채용 공고에는 특정 경력 우대사항이 없었는데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출신이 대거 합격한 것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곳 원장과 본부장 모두 캠코 출신인 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민금융진흥원은 지난해 11월 경력공채 공고를 내고 6개 분야(법무·조사연구·경영평가·회계·대출보증·취업 자활사업)에서 총 17명을 채용했다. 이중 절반 가량인 8명이 캠코 출신이었다. 이중에는 직전 경력이 캠코인 직원이 6명, 캠코 근무 경력이 있는 직원이 2명이었다.
나머지 비(非)캠코 출신 9명은 시중은행, 금융공기업, 민간 연구기관 등 경력자로, 출신기관별 1~2명만 최종 합격했다. 단일 출신기관으로 따지면 합격자 수가 캠코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금융위는 이번 채용절차 현장점검에서 캠코 출신이 과도하게 채용된 점을 지적한 뒤 이에 대한 기관의 입장을 담은 확약서를 받아갔다. 금융위는 채용공고에 특정 경력을 우대해서 뽑는다는 별도 내용 없이 캠코 출신을 대거 채용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서민금융진흥원에 직접 가서, 경력공채에 특정기관 출신들 위주로 합격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캠코 출신이 압도적으로 채용된 데엔 서민금융진흥원 원장, 본부장(금융총괄)이 모두 캠코 출신인 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김윤영 서민금융진흥원장은 수출입은행 부행장을 거친 뒤 2012년 캠코 서민금융본부장 상임이사를 역임했다. 김 원장은 해당 경력공채 면접관으로 참석했다. 경력공채는 서류전형, 1차 실무면접, 2차 최종면접(임원면접) 순으로 진행됐다.
서민금융진흥원 관계자는 “채용 자격요건에 ‘서민금융 유관기관’경력이 포함돼 있는데 캠코를 제외하고는 서민금융 유관기관 출신 지원자들이 적었다”며 “캠코 출신은 행복기금을 운영하는 등 업무 연관성이 있는 데다 능력이 좋아 채용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출신기관별 지원자는 캠코가 가장 많았다”고 했다.
금융위는 이번달 말까지 서민금융진흥원을 포함 한국거래소, 증권금융, IBK신용정보, 신용회복위원회 등 금융 유관기관 5곳에 대한 채용절차 점검을 벌이고 있다. 금융공기업에 대해선 채용비리 의혹이 짙은 2~3곳을 대상으로 2차 조사(심층조사)에 나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