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중견 및 중소 벤처기업 육성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잇따라 내놓으며 내년 중소형주가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연말 지수 하락 때 중소형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향후 3년간 10조 원 규모의 혁신모험펀드를 조성하는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방안’을 지난달 2일 발표했다. 현재 모태펀드와 성장사다리펀드 등을 통해 20조 원 규모로 운영되고 있는 벤처투자자금 규모를 30조 원으로 늘려 창업기업들이 투자를 유치하는 데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정부의 정책 방향이 확립되자 한국거래소도 팔을 걷었다.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난달 3일 “창업 및 중소기업 통합지원 체계인 ‘팜 시스템(Farm System)’을 구축해 스케일업(scale-up)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스닥시장에 첨단기술 기업을 유치해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의 시장참여 확대를 유도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이달 11일 “스타트업의 스케일업을 위한 혁신모험 펀드를 조속히 출범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도 이르면 이번달 내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돼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기관은 정부가 중소기업 육성 정책을 내놓은 지난달 3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코스닥시장에서 1조95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연기금 등 투자자는 1677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10월 한 달간 631억 원어치를 순매도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한 규모다.
이에 따라 증시 전문가들은 연말 포트폴리오 구성에 중소형주 비중을 높일 것을 추천한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닥 상승 흐름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종목별로는 중소형 성장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노 연구원은 내년 매출액, 영업이익 및 주당순이익이 올해 대비 20% 이상 증가가 예상되지만 주가가 올해 고점 대비 하락해 내년 상승 여력이 큰 종목으로 △SK머티리얼즈 △펄어비스 △엘앤에프 △비에이치 △이녹스첨단소재 등을 제시했다.
정규봉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가 강세를 이끈 IT업종의 이익 증가폭이 내년 둔화될 것으로 예상돼, 경기 소비재나 산업재의 비중이 높은 중소형주에는 오히려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거래소가 개발하고 있는 KRX250지수(가칭)도 중소형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KRX250지수에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이 각각 6대 4 또는 7대 3의 비율로 편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KRX250지수는 연기금이나 기관의 벤치마크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아 해당 종목들에 대한 수급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미국 상원을 통과한 법인세 인하안도 중소형주에 호재라는 분석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세제 개편안이 본격적으로 작동하면 인플레이션 경제로 이동하면서 산업경기와 관련된 제조주들의 성장 사이클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