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은행권에 국한했던 잠재적 위험도를 평가하는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의 범위를 전(全) 금융권역으로 확대한다. 금융투자·보험·저축은행·상호금융·여전사 등 여러 금융권역에 걸쳐 영업활동을 영위하는 금융그룹에 대한 종합적인 리스크를 평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금감원은 전 권역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한 거시건전성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STARS-I)을 국내 최초로 개발, 시행한다고 19일 밝혔다. 위기 시 취약성이 높은 금융권역의 건전성 악화를 조기에 파악하고, 선제적 대응을 통해 금융시스템 내 위기 확산에 따른 사회적 비용(부실금융회사 정리 비용 등)을 절감하기 위해서다.
스트레스 테스트란 예외적이지만 가능한 사건, 예컨대 전쟁이나 안보상 위기, 부동산 가격 급등락, 부도율 또는 연체율 급상승 등으로 금융회사나 금융시스템이 받는 영향을 측정하는 수단이다. 가령 금리가 100bp(1%포인트)오르는 금리 충격(스트레스)이 발생했을 때 채무불이행에 따른 자산 손실이 얼마나 발생하는지, 이 잠재손실을 흡수할 만한 버퍼(자본)는 충분한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개별 금융회사가 자체적인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을 개발하거나, 한국은행 등 일부 기관이 은행 중심의 모형을 개발·운용 하는 등 전 금융권역을 아우르는 거시건전성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이 부재했다. 때문에 국제통화기금(IMF)은 국내 금융회사가 실시한 테스트 결과와 감독당국 모형에 의한 결과와의 교차 검증을 통해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의 신뢰성을 제고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또한 시장에서는 은행마다 가정하는 시나리오가 다르고, 금감원에서 같은 시나리오를 주는 경우에도 테스트에 사용하는 모형이 제각각이어서 은행 간 비교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금감원은 과거 은행권에 국한했던 스트레스 테스트의 범위를 대폭 확대, 금융투자·보험·저축은행·상호금융·여전사 등 비은행권역의 건전성 및 금융권역간 다중채무에 의한 상호 작용까지 고려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여기에 일자리 창출, 가계부채 총량관리 등 다양한 정책 집행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산출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무엇보다 개별 금융회사의 참여 없이 금감원 자체적으로 수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신속한 결과 분석이 가능하다는 것이 금감원 측의 설명이다.
금감원은 향후 금리 인상과 급격한 경기 침체 가능성 등을 가정한 전 금융권역 대상 상향식 테스트 결과와 하향식 파일럿 테스트 결과를 비교 후 시사점 도출한다는 복안이다. IMF의 권고에 따라 개별 금융회사가 실시하는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검증하고, 감독상 조치와 연계하기 위한 기준 정보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IMF 등 공신력 있는 국제기구 전문가와의 세미나 개최를 통해 모형에 대한 신뢰성을 지속적으로 제고할 것"이라며 "자본적정성·유동성 간 상호 작용 및 2차 충격에 의한 피드백 효과까지 반영한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STARS-II)로 업그레이드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