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기계장비 업체 한일진공은 최근 85만1900주의 전환청구권이 행사됐다. 전환청구 행사가액은 2289원으로 2018년 1월 3일 상장된다.
한일진공은 최근 가상화폐 테마를 타고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한일진공의 주가가 급등세를 보인 것은 11월 30일부터다. 당시 한일진공은 케이피엠테크 및 디지털옵틱과 함께 컨소시엄 형식으로 암호화폐 거래소 KCX(Korea Cryptocurrency Exchange)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당시 2000원대 초반에 거래되던 한일진공 주가는 불과 며칠 만에 4700원까지 치솟으면서 두 배가량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2000원대에 전환 가능한 전환청구권이 나오기 시작했고, 물량은 600만 주에 달하고 있다. 금액으로 따지면 170억 원어치 규모다. 문제는 한일진공의 본사업은 여전히 적자투성이라는 것. 지난해 10억 원의 영업적자를 본 한일진공은 올해 3분기까지 20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한일진공과 KCX에 투자를 공동으로 집행한 디지탈옵틱 역시 전환청구권이 행사됐다. 디지탈옵틱은 이달 8일 94만6643주의 전환청구권이 행사됐다고 밝혔다. 행사된 전환청구권 주식은 21일 상장 예정됐으며, 행사가는 1162원이다. 디지탈옵틱은 1일에도 전환사채 163만5111주에 대한 전환청구권이 행사된 바 있다. 불과 11월까지만 해도 1000원 초반대에 머물던 디지털옵틱 주가는 최근 2000원을 돌파해 두 배 넘게 상승하면서 속속 전환권이 청구되고 있는 모습이다.
뒤늦게 가상화폐 테마에 합류한 IT기업 모다 역시 전환청구권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전환가액 8029원에 18만2726주의 전환청구권이 행사됐다. 같은 가격에 행사할 수 있는 물량 24만 주가 추가로 대기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실적이 크게 감소한 모다는 신규 사업으로 가상화폐 거래소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게임 아이템 계열사를 통한 가상화폐 유통까지 염두에 두면서 신사업을 진행한다는 설명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가상화폐 테마가 좀처럼 식지 않으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다”며 “이 가운데 일부 기업들의 전환물량이 쏟아질 경우 물량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검증되지 않은 테마주의 경우 신규 투자자에게 고스란히 전환물량이 넘어가 피해를 볼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