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일 정부의 경제정책과 관련해 ‘기업 형편에 따른 탄력적 적용과 사안에 따른 완급 조절’을 요청했다.
박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상의회관 집무실에서 가진 출입기자단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최근 논란이 된 노동·조세 정책을 언급한 뒤 “바뀐 환경에 맞춰서 체질을 바꾸고 (경영)방식을 바꿔서 적응하려면 필연적으로 시간이 좀 필요하다” 며 “한꺼번에 기업환경이 변하기 때문에 어렵다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운영에서 필요하고 새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나온 조치라는 것을 이해하지만 그것에 적응하는 데 기업으로서는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재계 대표 단체’인 대한상의 수장으로서 박 회장은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법인세율 인상 등 문재인 정부가 역점 추진하는 경제정책에 대한 기업의 불만과 애로사항을 전하면서 ‘원칙과 현실’을 동시에 고려한 정책을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기존에 해오던 노동 관행보다 비용이 올라가는 것이나 사람을 구하기 쉽지 않은 것도 현실이고, 대기업의 세 부담이 올라가는 것도 사실 아니냐”고 지적하면서 “정부뿐 아니라 기업과 사회 모두가 새 정책 방향에 맞춰서 각자의 자리에서 해결할 것은 하고, 소통을 통해 갈등도 풀고 하는 것이 내년에 수반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도 재계 안팎에서 제기된 문재인 정부의 이른바 ‘기업 패싱(Passing)’ 논란과 관련해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박 회장은 “어느 정부든지 2년차에 들어가면 성적표로 검증을 받지 않을 방법이 없는데, 그 성적표는 결국 경제성적”이라며 “성적표를 내는 가장 중요한 통로는 기업의 실적이다. 아마 (정부의) 가장 큰 고민이 기업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3일로 예정된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는 것에 대해 그는 “역사상으로 보면 대통령이 안 오신 게 아웅산 테러 사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태 등 딱 3번이었다” 면서도 “기업을 홀대해서 그러셨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