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증권가는 2018년 코스피지수 3000 시대를 이야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코스피지수가 3000포인트를 넘어서면서 또다시 역사적인 신고점을 써 내려갈 것으로 전망한다.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올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환율이나 기준금리 등 증시 제반 변수들 또한 우리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 이면에 위험 요인들도 산적해 있다. 과도한 기업이익 유보금, 중국과 미국의 정치적인 불안정성, 지정학적인 리스크, 펀드 환매 등 풀어야 할 숙제들이 바로 그것이다. 이 가운데 국제적인 정세는 논외로 치더라도 과도한 기업이익 유보금 등의 문제는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유보금이 많이 쌓인다는 것은 그만큼 배당에 인색하다는 이야기다. 배당에 인색하다는 것은 다시 말하면 투자자 유인책에 반하는 정책이며, 지수 상승의 큰 걸림돌이기도 하다.
국회 자료에 따르면 2016년 회계연도 기준 30대 기업 사내유보율은 평균 8682%에 이른다. 2014년에 4484%였던 사내유보율이 불과 2년 사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금액으로 따지면 30대 대기업 사내유보금 총액은 652조3812억 원으로 2014년(501조8017억 원)보다 150조5795원(30.0%)이나 더 쌓였다. 기업당 평균 5조193억 원 규모다.
이런 가운데 한 외국계 증권사가 내년 상장기업 순이익 50%를 배당으로 돌리고, 배당 수익률을 3.5%까지 올리면 코스피지수 3000포인트가 가능하다는 리포트를 내놓아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낮은 배당성향이 우리 증시 저평가의 원인으로 지목한 것이다. 실제로 국내 상장기업들의 배당성향은 꽤 낮은 편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2016년 7월부터 2017년 6월까지 코스피 상장기업의 배당성향은 25.1%였다. 프랑스(65.7%), 미국(53.4%), 일본(35.2%) 등 선진국보다 크게 낮은 수치다. 지난해 배당수익률도 1.3%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기업들이 자각을 해야 하는 이유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긍정적인 것은 올해부터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 도입이 본격화하면서 기관들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이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각 기관투자자들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배당 확대에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우리 증시의 디스카운트 요인이었던 부분이 해소될 수 있는 시점이 바로 2018년이다. 곳간에 쌓아 두기만 하던 우리기업들이 배당성향을 얼마나 높일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립서비스뿐인 주주환원 정책이 아니라, 실질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우리 코스피 시장이 3000포인트 시대를 열어 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