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 이후 회복세를 보이는 세계 경제가 올해도 온건한 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2.7% 증가할 것이라고 5일(현지시간) 전했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올해 세계 GDP 성장률을 지난해 2.9%보다 0.2%포인트 하락한 2.7%로 예상했다. 급격한 성장세와 경제 악화가 공존할 전망이다.
올해에도 세계 경제 성장의 주역은 중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5.8%로 전망된다. 이는 세계 경제 성장 규모의 약 3분의 1에 해당한다. 다만 지난해보다는 예상 성장률이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신용 대출 증가와 경제 성장 둔화 사이에서 노력하고 있으며 예전보다 낮아진 중국의 성장률을 받아들였다고 분석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앞으로 3년간 경제 청사진의 3대 핵심 키워드로 금융리스크 해소와 빈곤 퇴치, 환경오염 해결을 꼽았다.
세계 7위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대형 경제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GDP가 7.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풍부한 노동력을 기반으로 한 제조업 육성 정책과 10개의 유니콘 기업을 앞세운 IT분야 스타트업이 성장을 이끌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베트남과 캄보디아, 미얀마와 라오스도 올해 성장률이 6%를 웃돌 전망이다.
BIU는 올해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국가로 도미니카공화국(8.8%), 인도, 부탄(7.6%), 카리브해에 있는 영국 해외영토 앵귈라(7.4%), 에티오피아(7.2%)를 언급했다.
성장률이 가장 낮은 국가로는 베네수엘라를 꼽았다. BIU는 베네수엘라가 올해 -11.9%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베네수엘라는 과잉복지와 국제유가 하락으로 경제가 악화하면서 디폴트 위기에 내몰렸다. 초인플레이션으로 볼리바르화의 가치는 지난해에만 97% 폭락했다. 화폐가 무용지물이 되면서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물물교환으로 생활하고 있다. 최근에는 바닥난 의약품을 마련하고자 베네수엘라 보건부가 제약회사 관계자들에게 다이아몬드, 금 등 귀금속으로 구매대금을 지급하겠다고 제안했다.
올해에는 베네수엘라를 포함해 4개국의 경제가 위축될 전망이다. 푸에르토리코(-8.0%), 적도기니(-3.7%), 북한(-1.0%)이 마이너스 성장 국가로 거론됐다. 브루나이는 0.3%로 경제 규모 축소를 면했다.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에 대응한 국제 사회의 제제가 강화되면서 선택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푸에르토리코는 지난해 11월 허리케인 마리아가 덮치면서 10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전력 시설이 파괴됐다.
BIU는 주요 선진국들의 1~2%대 성장을 예상했다. 이탈리아와 영국, 프랑스와 캐나다는 1%대, 독일과 미국, 싱가포르와 한국은 2%대에 머물며 세계 평균보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부유한 선진국은 빠른 성장에 맞설 수 없다면서도 건강한 경제를 위해서는 최소한 2%의 성장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