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동부가 전날 발표한 작년 12월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보다 0.3% 상승했다. 이는 1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로는 1.8% 올라, 전월의 1.7%에서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더욱 빡빡해지는 고용시장과 원자재 가격 상승, 달러화 약세 속에 올해 미국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인 2%로 향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회복하면 연준의 긴축 속도가 가속화해 현재 기록 행진을 펼치는 뉴욕증시 랠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가는 물론 소비와 고용 등 다른 지표도 호조를 보였다. 상무부가 전날 별도로 내놓은 미국의 지난달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4% 늘어나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11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9% 증가로 상향 조정됐다. 지난해 4분기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소매판매 증가율은 4.2%로, 2014년(4.3%)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루이스 알렉산더 노무라증권인터내셔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지표는 인플레이션 부진이 단지 일시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는 연준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견해와 일치한다”며 “또 완전고용으로 움직이는 경제 상황과도 들어맞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소매판매가 상향 조정된 것이 가장 긍정적”이라며 “작년 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당초 우리의 예상보다 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이클 피어스 캐피털이코노믹스 선임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근원 CPI가 강한 오름세를 보였다”며 “올해도 강한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믿을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에서 전문가들은 지난해 4분기 미국의 GDP 성장률이 2.7%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인플레 지표가 나오기 전인 11일의 2.3%에서 오른 것이다.
지난달 실업률은 3개월 연속 4.1%를 찍어, 지난 2000년 12월 이후 17년 만에 최저치를 유지했다.
연준 관계자들은 올해 세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내다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의 견실한 성장세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에 따른 단기 효과를 이유로 연준이 네 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11일 연설에서 “경제가 과열될 위험이 있다”며 “연준이 긴축정책을 너무 느리게 펼치다가 이후 급브레이크를 밟으면서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준 금리 결정 움직임에 민감한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전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2%선을 넘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5.6bp(bp=0.01%v포인트) 오른 2.58%를 나타냈다. 국채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