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제2 본사 후보지를 20곳으로 압축했다. 이 중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 지역도 포함됐다. 아마존이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에 부응해 러스트 벨트 지역을 최종 선정할 지, 아니면 독자적 판단으로 결정할 지 관심이 집중된다.
18일(현지시간) CNN머니에 따르면 아마존은 제2 본사 후보지를 총 238곳에서 20곳으로 추렸다고 발표했다. 후보에 오른 도시는 조지아주 애틀랜타, 텍사스주 오스틴,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일리노이주 시카고,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텍사스주 댈러스, 콜로라도주 덴버,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카운티, 테네시주 내슈빌, 오하이오주 뉴어크, 뉴욕주 뉴욕, 북버지니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및 피츠버그,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 워싱턴D. C 등이다. 미국 외에는 캐나다 토론토가 유일하게 포함됐다. 아마존은 연내 최종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앞서 아마존은 지난해 제2 본사 건설 계획을 발표하고, 50억 달러(약 5조3525억 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선언했다. 동시에 제2 본사에 최대 5만 명을 고용할 것이라고 밝혀 지방 도시의 유치전에 불을 붙였다. 이번에 후보지가 최종 20곳으로 압축되면서 유치전은 제2라운드에 돌입, 아마존을 유치하려는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은 제안서를 더 깊이 들여다보고 지역과 직원들에게 이익을 주는 안을 평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마존이 후보지로 선정한 20곳에는 뉴욕 같은 대도시 외에 인디애나폴리스, 피츠버그 등 쇠락한 공업지대도 포함돼있다. 이른바 ‘러스트 벨트(rust belt)’다. 러스트 벨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때부터 고용 확대를 공언한 곳이다. 트럼프는 러스트 벨트를 되살리겠다고 주장하며 백인 노동자층의 표를 대거 흡수했다. 이 때문에 아마존이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부응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IT 기업을 중심으로 작년 말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해 통과시킨 세제개편법에 부합하려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전날 애플은 제2 본사를 미국에 건설해 향후 5년간 일자리를 2만 개 늘릴 것이라고 약속하는 등 민간 기업들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팔을 걷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