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차 산업혁명과 전기자동차 열풍으로 배터리 수요가 크게 늘면서 중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해외 자원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반면 자원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해외 광물 개발을 주도해 온 한국광물자원공사가 문을 닫게 될 처지여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다.
해외자원개발 경험과 역량을 지닌 광물자원공사는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법정자본금 증액을 위한 개정안이 부결됨에 따라 청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광물자원공사의 부실은 공사의 해외 프로젝트 운영이 미숙했던 점도 원인이지만, 과거 이명박 정부가 해외자원개발을 막무가내로 밀어붙인 탓이 크다는 지적이다.
광물자원공사 노조는 23일 “부실 공기업이라는 낙인 속에서도 2016년 연간 국내 니켈 소비량의 25%인 니켈 4만 톤, 국내 코발트 소비량의 20%인 코발트 3000톤을 생산하며 국가경쟁력에 기여했다”며 “직원들은 자발적 임금 반납, 인력 구조조정, 사옥 임대 등 자구 노력을 묵묵히 감내해왔으나 현 사태의 책임이 고스란히 직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전기차 열풍으로 배터리 원재료인 니켈과 코발트는 국제 가격이 계속 상승하는 추세다. 5대 희토류로 꼽히는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텅스텐은 4차 산업 시대의 필수 광물자원이다. 지난해 한 해 동안에만 구리는 28%, 니켈은 20%, 코발트는 무려 128% 가격이 올랐다. 우리가 자원개발을 기피하는 사이 비슷한 처지의 자원부족 국가인 중국과 일본은 민관이 합심해 전 세계 우량 광산을 돌며 대규모로 투자를 하고 있다. 2016년 중국이 해외자원개발에 투자한 규모는 800억 달러, 일본은 1000억 달러가 넘는다. 반면 한국은 이들의 2~3% 수준인 27억 달러에 그쳤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1월 ‘해외자원개발 혁신 TF’를 구성해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부실 원인과 책임 규명을 통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사업별 경제성 검토를 토대로 철저한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산업부의 해외자원개발 실태보고서를 바탕으로 막대한 부채를 떠안은 광물자원공사를 어떻게 처리될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광물자원공사 노조는 해외자원개발 사업 부실을 초래한 책임자가 누군지 조속히 밝히고, 자원개발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평균 10년의 기간이 필요하므로 해외자원개발이 지속될 수 있도록 일관성 있는 장기 정책을 수립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