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회의 파행… 노동계 "어수봉 위원장 사퇴" 요구

입력 2018-01-3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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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2차 전원회의에 앞서 근로자 측 위원들이 언론 인터뷰를 문제 삼으며 어수봉 위원장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 3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2차 전원회의에 앞서 근로자 측 위원들이 언론 인터뷰를 문제 삼으며 어수봉 위원장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저임금제도 개선을 논의하게 위해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2차 전원회의에서 노동계 위원들이 어수봉 위원장의 인터뷰 기사가 편향돼 있다고 지적하며 사퇴를 요구했다.

이날 회의에는 전체 위원 27명 중 노동계 위원 9명, 경영계 위원 5명, 공익위원 7명 등 21명 참석했다. 최임위는 회의에서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선방안 , 최저임금 결정구조·구성 개편, 최저임금 준수율 제고 등의 안건을 다룰 예정이었다.

하지만 회의가 시작되자 노동계 위원들은 어 위원장의 언론 인터뷰 등이 편파적이라며 강력히 항의하고 나섰다.

김종인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위원장이 계속 (회의를)진행하면 우리는 대화할 수 없다"며 "저임금 노동자들의 아픔을 한번이라도 이해해본 적이 있는지 의문이다. 계속된 발언은 본인 스스로 자격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퇴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위원장이서 지난해 10월 국감장에서 산입범위 조정과 관련해서 개인적 소신 발언을 해 양대노총이 항의방문을 하자 사과한 뒤 재발방지를 약속했다"며 "그런데 1차 회의가 있던 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최저임금을 올리면 자영업자가 거리에서 데모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적어도 최저임금위원회가 원만하게 진행되도록 역할을 해야 할 위원장이 할 수 있는 발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남신 시민사회대책위원회 위원장도 "위원장이 경제학자로서 소신이 있을 수 있지만, 인터뷰는 대단히 편향됐다"며 "가장 마지막에 위원들이 총의를 모아서 결정해야 할 내용을 기정사실화해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경영계 측 박복규 위원이 "요즘 언론에선 최저임금이 가장 큰 이슈인데, 국민 대다수는 너무 많이 올라서 걱정을 하고 있으며 이를 무시할 수 없는 사항"이라며 "위원장을 앞에 놓고 하는 모욕적인 언사를 쏟아내는 건 안 된다"고 맞섰다.

김성호 공익위원도 "어 위원장의 일부 매체와의 인터뷰 내용은 사실과 달리 왜곡된 점이 있다"고 거들었다.

하지만 노동계 측의 사퇴 요구 공세가 이어지자 어 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한 뒤 그대로 퇴장해버렸다.

이어 오후 4시께 상임위원을 맡은 김성호 공익위원이 대신 진행을 맡아 "위원장이 사퇴 여부를 조만간 정하겠다고 했다"고 말한 뒤 회의를 속개했다. 이에 공익위원들이 "노동계의 요구는 우리도 전부 사퇴하라는 거나 마찬가지여서 더는 이 자리에 있을 수 없다"며 일제히 반발해 퇴장하면서 결국 이날 전원회의 개최는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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