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바이오의약품 사업 매출이 지난해 큰 폭으로 뛰었다.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에서 2개의 공장가동률이 높아지면서 4600억원에 이르는 매출을,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유럽·미국 시장 진입에 따라 3200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첫 영업흑자도 기록했다. 다만 바이오의약품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진행되고 있어 안정적인 이익을 내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7년 매출 4598억원, 영업이익 63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 1652억원, 영업이익 934억원이 각각 증가했다.
2011년 회사 설립 이후 첫 흑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작년 1분기 첫 분기 영업이익 흑자(34억원)을 기록한 이후 2분기 영업손실 85억원으로 적자전환했지만 3분기(205억원), 4분기(272억원)을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순손실도 1768억원에서 992억원으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1공장이 풀가동되고 2공장 가동률이 지속 증가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이달 초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지난 1년간 4억 달러의 추가 수주를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까지 총 수주 규모는 총 15개 제품, 총 33억 달러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올해 3공장 가동준비에 따른 비용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예정으로 흑자기조가 안정적으로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3년 3만ℓ 규모의 1공장, 2015년 15만ℓ 규모의 2공장에 이어 2017년말 18만ℓ 규모의 3공장을 준공했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작년 3151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1475억원) 대비 113.6% 증가율을 보였다.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유럽)'와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플릭사비(유럽)' '렌플렉시스(미국)'의 판매 증가에 따른 것이다. 특히 베네팔리는 유럽 시장에서 분기 매출 1억 달러(판매사 바이오젠 기준)를 돌파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베네팔리의 2017년 전체 유럽 매출은 3억 7080만 달러(약 4000억원)다. 바이오젠 매출의 절반 정도가 삼성바이오에피스 매출로 잡힌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미국 시장에 진출한 렌플렉시스도 수백억원대 매출을 올리며 선전한 것으로 예측된다.
이외에도 작년 9월 독점계약을 맺은 유한양행을 통한 국내 시장 공략 본격화(엔브렐 바이오시밀러 브렌시스·렌플렉시스),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따른 공동개발사의 마일스톤 등도 매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영업손실은 1039억원으로 전년(990억)보다 늘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미래에 대비한 적극적인 R&D 투자로 경비가 소폭 증가했다"고 밝혔다.
신규 파이프라인 개발에 대한 투자가 지속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바이오에피스 공식 파이프라인은 임상 3상 중인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를 제외하고는 개발이 완료됐다. 삼성은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개발 외에도 특허 만료가 예정된 다수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들어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