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 오리무중 속 60대 초반 물망, 김홍범 교수 이름 올려

입력 2018-02-02 15:10 수정 2018-02-06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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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인사들‘고사하고·생각한적 없고…’ 인사검증 절차 소식도 깜깜 무소식

“관련된 인물이 아니다. 70살이 넘었다. 적임자가 아니다. 관련되는 훌륭한 사람이 많다.” - 박봉흠 SK가스 사외이사, 전 금통위원

“아직 제의 받은 적도 없고 깊이 생각한 적도 없다. (청와대에서) 과정 거쳐서 알아서 하지 않겠는가.” -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임기가 3월말로 채 두 달이 남지 않은 상황에서 차기 총재에 대한 하마평이 깜깜 무소식이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명 마지노선까지는 채 한달이 남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유력 인사로 꼽혀왔던 인물들이 연이어 고사 의지를 표명하면서 더더욱 오리무중으로 빠지고 있다.

▲그간 유력하게 부상했던 인사들이 속속 부인하고 나서면서 차기 한국은행 총재에 대한 인선이 오리무중이다. 최근 60대 초반 인사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김홍범 교수가 부상 중이다. 사진은 그간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는 차기 총재 후보들. 사진 왼쪽부터 김홍범 경상대교수,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박봉흠 SK가스 사외이사, 장병화 서울시립대 초빙교수, 김재천 전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그간 유력하게 부상했던 인사들이 속속 부인하고 나서면서 차기 한국은행 총재에 대한 인선이 오리무중이다. 최근 60대 초반 인사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김홍범 교수가 부상 중이다. 사진은 그간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는 차기 총재 후보들. 사진 왼쪽부터 김홍범 경상대교수,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박봉흠 SK가스 사외이사, 장병화 서울시립대 초빙교수, 김재천 전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3일 현 정부와 정통한 고위인사는 이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한은 총재 인사에) 전혀 개입하지 않고 있어 모른다”면서도 “(세간에) 이런 저런 이야기가 있는 것 같은데 헛소문”이라고 전했다. 한은 주변의 전직 고위인사도 “이미 인사검증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절차가 진행되는지 조차 소식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한은 차기 총재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인물들도 고사의 뜻을 밝히고 있는 중이다. 최근 이투데이와 전화연결이 된 박봉흠(1948년생) SK가스 및 삼성중공업 사외이사는 “(총재 인선을 위한 인사검증 제안 등 절차에 대해) 전혀 그런 이야기가 없다. (차기 총재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과 관련해)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다. 현직에 있을 나이가 아니다”며 “이름을 빼달라”고 말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앞선 한은 주변 전직 고위인사는 “쉬고 싶은 마음이 많긴 할 것”이라면서도 “경쟁에 끼어들기 싫다는 의미일 수 있다. 주변에서 추대하면 하실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박봉흠 사외이사는 1973년 13회 행정고시 합격후 경제기획원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2003년 기획예산처 장관을 지낸 바 있다. 노무현 대통령 임기 초기인 2003년부터 2004년까지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을 역임해 당시 민정수석비서관이던 문 대통령과도 같이 일한 바 있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경남 밀양 출신으로 경남고를 나와 문 대통령의 고등학교 4년 선배다.

김광두(1947년생)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장관급)도 “(차기 총재 하마평과 관련해) 기자들이 마음대로 쓴 것”이라며 사실상 고사의 뜻을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교사이기도 했던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삼고초려를 통해 영입한 인사다. 문 후보 캠프에서 ‘새로운 대한민국 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고, 문 대통령의 경제정책인 ‘제이(J)노믹스’를 설계하기도 했다. 1995년부터 1998년까지 한은 금통위원을 역임한 바 있다. 전남 나주 출생으로 광주제일고를 나왔다. 호남배려 차원의 인선이 될 수도 있는 인물이다.

최근 일각에서 이영탁(1947년생) 전 국무조정실장 이름을 올리기도 한다. 이번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 자문단인 ‘10년의 힘 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활동한 이력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그가 경제기획원과 재무부 출신 인사라는 점에서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 정부출신 인사인데다 한은과 연결고리가 희박하다는 점에서 한은 독립성을 헤칠 수 있다는 평이 많기 때문이다. 또 그간 유력하게 거론됐던 박봉흠·김광두 씨도 고령이라는 점이 걸린다는 지적을 받아온 만큼 이 전 실장도 이같은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실제 청와대에서 올드보이 보다는 60대 초중반 인물을 찾는다는 소문도 흘러나오고 있는 중이다. 한은 총재의 정책적 파트너인 김동연(1957년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60대 초반이다.

이에 따라 최근 김홍범(1956년생) 경상대 교수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2013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위원회 자문위원을 맡아 노무현정부와도 인연이 있는 인물이다. 1980년엔 한은에 입행해 조사부서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재무국 SDR 디비전 서머인터, 뉴욕주립대 객원교수 등을 지냈고, 재정경제부 금융발전심의회 은행분과위원으로도 활동했다. 한국경제학회 부회장, 한국사회과학협의회 부회장, 한국금융학회 이사, 부회장 등을 역임했고, 2014년에는 한국금융학회 회장을 지내 학계에서도 명성이 높다. 경남은행·KB자산운용·국민은행 사외이사와 현대카드 경영자문위원회 위원도 지냈다.

반면 그와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고 아직 회신도 없는 상태다.

한은 내부 출신으로는 경북고와 서울대 경제학과 동기이자 1977년 같이 한은에 입행한 장병화(1954년생) 서울시립대 초빙교수(전 한은 부총재)와 김재천(1953년생) 전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전 한은 부총재보)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최근 한은 총재는 내부와 외부 인사가 번갈아 임명됐고 차기 총재 순번은 외부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 다수다.

이밖에도 신현송(1959년생) 국제결제은행(BIS) 조사국장 겸 자문역(수석이코노미스트)과 전성인(1959년생) 홍익대 교수 등도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한은 총재는 대통령이 임명하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후 대통령이 임명하면 된다. 임기는 4년이며 한번 연임할 수 있다. 다만 김성환 전 총재가 1970년부터 1978년까지 연임한 후 연임자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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