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은 일제히 낮은 물가를 우려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당분간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비교적 매파적 색체를 띤 위원의 경우 글로벌 중립금리의 간접영향 가능성을 우려한 정도다. 또 가계부채 증가세가 한풀 꺾였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B위원도 “물가상승 압력은 아직 현재화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C위원 역시 “물가상승률 추세가 목표수준 방향으로 상승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 경제의 경기회복 추세가 견고해질 때까지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D위원 또한 “작금의 경기 회복세가 시차를 두고 점차 근원물가의 상승압력으로 가시시화될 가능성을 좀 더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교적 매파적 색채를 보이는 E위원은 “당분간은 1%대 초중반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F위원도 “규제가격 및 농축수산물가격의 변화에 따라 소비자물가는 현 1%대 중반에 머물거나 소폭 상승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결국 낮은 물가 상승률이 추가 금리 정상화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한 셈이다. 실제 E위원은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을 하회하고 있는 가운데 목표에 수렴하기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진단했다.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B위원은 “가계대출 안정의 본격화 조짐이 주목된다”며 “최근 가계대출 안정세는 올해 중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C위원은 한발 더 나아가 “가계부채는 8.2대책 이후 증가세가 점차 둔화되고 있다”며 “절대규모가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음은 사실이나 건설투자 조정과 함께 향후에도 증가세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추가적인 억제 대책의 필요성은 감소하고 있다”고 까지 평가했다.
다만 경각심은 늦춰서는 안된다는 평가도 있었다. F위원은 “완화적 통화정책에 의한 금융불균형의 누증 속도는 다소 완화된 것으로 보이지만 물가목표 달성과 지금까지 누적된 금융불균형의 상충관계는 지속적으로 예의주시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금통위와 같이 추가 금리인상에 대해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명시적으로 나타낸 위원도 있었다. D위원은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 및 속도는 민간소비 회복세의 지속가능성과 근원물가의 상승기조 전환 여부를 확인하는 가운데, 가계부채비율의 안정화 가능성과 글로벌 금융순환의 국내 스필오버(spillover)에 따른 실질중립금리의 상승 정도를 면밀히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F위원은 “글로벌 중립금리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우리의 중립금리와 실질 기준금리의 갭이 더 확대되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