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GM은 3조~4조 원 규모의 한국지엠 유상증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GM은 정부와 산은에 이 같은 방안을 전달했으며 조만간 구체적인 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GM 측으로부터 3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관련해 구체적인 제안을 받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GM이 한국지엠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것은 손실이 누적됐고 부채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한국지엠은 2016년 6194억 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이러한 기조는 2017년에도 이어졌다. 2016년 기준 이 회사의 부채비율은 8만6733%이며 2017년에는 자본잠식에 빠졌다. 부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등의 신규 자금 투입이 없으면 회사의 지속 경영이 어려운 상태다. 이에 GM은 올해 상반기 중에 한국지엠의 유상증자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이 4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서면 산은은 6800억~7000억 원 규모를 투입해야 한다. 산은은 한국지엠의 지분 17.02%를 보유하고 있다.
산은이 한국지엠에 신규 자금을 투입해도 명분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도 정부 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한국지엠의 회계장부가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이 회사에 대한 감리를 검토해 왔다. 다만 한국지엠이 외국계 회사인 데다 쌍용자동차 사태의 기억 때문에 감리 착수를 부담스러워한 상황이다.
하지만 유상증자 참여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금융감독원이 감리에 나서거나, 감리에 준하는 산은의 감사를 한국지엠에 받아야만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관계자는 “한국지엠이 조직적으로 감사를 방해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을 그대로 둔 채 정부가 혈세를 투입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정부가 결국 한국지엠의 유상증자 요구를 거절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문재인 정부는 산업과 고용에 방점을 찍고 있다. 기업 청산보다는 회생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