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시즌이 되면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공식 발언 빈도가 잦아진다. 미국 경제전문 방송 CNBC는 이럴 때 CEO가 직원들에게 공개적으로 감사의 뜻을 표시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지난 1일 애플은 작년 4분기(2017년 10~12월) 실적을 발표했다. 아이폰X(텐) 품질 논란에도 애플은 역대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다. 팀 쿡 애플 CEO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아이폰X을 만들면서 나는 큰 모멘텀을 얻고 싶었다”며 “우리 직원들은 몇 년 동안 연구 개발을 거쳐 공학적으로 매우 뛰어난 제품을 탄생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치켜세웠다. 또 “이들의 업적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애플과 같은 날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알파벳은 사상 처음으로 연 매출 1000억 달러(약 109조1700억 원) 달성에 성공했다. 알파벳 산하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CEO는 “마케팅팀과 디자인팀의 위대한 업적을 강조하고 싶다”며 “전 세계 모든 직원과 구글의 사용자, 광고주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달성한 트위터의 잭 도시 CEO도 직원들에게 그 공을 돌렸다. 도시 CEO는 “트위터 구성원들이 매우 자랑스럽다”며 “우리가 목표한 바를 이뤄냈다”고 밝혔다.
CEO들이 직원들을 이처럼 독려하는 것은 돈이 들지 않는 투자에 속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감사합니다’라는 간단하고 쉬운 말이 사기 진작에 큰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직장 평가 사이트 글래스도어의 조사가 이를 뒷받침한다. 18세 이상 직장인 204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81%가 상사가 자신의 업무에 감사를 표할 때 열심히 일하고자 하는 동기를 부여받는다고 밝혔다. 또 53%는 상사로부터 ‘감사하다’라는 말을 더 듣는다면 회사에 더 오래 다닐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직원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것을 넘어 그들의 부모에게까지 감사 편지를 보내는 CEO도 있다. 2006년 취임한 펩시코의 인드라 누이 CEO가 그 주인공이다. 누이 CEO는 취임 이후 매년 약 400통이 넘는 감사 편지를 시니어급 이상 직원들의 부모에게 보내고 있다. 누이는 편지에 “우리 회사에 자녀를 선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쓴다. 누이 CEO의 이 같은 행동이 신뢰할 수 있는 리더로 자리잡는 데 밑바탕이 됐다고 CNBC는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