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부채 급증을 우려하던 중국 규제당국과 투자자들은 오히려 그동안의 위험한 대출 관행에 제동이 걸렸다며 환영하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의 ABS 시장은 지난해 급격히 팽창했다. 알리바바그룹 산하 앤트파이낸셜 등 비은행권 대출기관들의 무담보 소액대출이 활성화면서 이를 바탕으로 한 ABS 발행이 늘어난 영향이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ABS 발행액은 전년보다 90% 급증한 약 2200억 달러(약 239조 원)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했다.
중국 금융당국이 온라인 금융업체들의 소액대출을 강력히 규제하면서 ABS 시장이 둔화하고 있다. 인민은행 등 중국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 각 지방정부에 온라인 소액대출 기업들에 대한 라이선스 발급을 취소하고 이들 기업이 등록된 소재지 이외 다른 지방에서 영업하는 것을 금지하라고 지시했다.
온라인 소액대출이 줄면서 전체 ABS에도 영향이 미친 것이다. S&P는 소비자 대출에 기반을 둔 ABS에서 온라인 소액대출 비중이 약 40%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금융정보업체 윈드인포에 따르면 지난 1월 중국의 ABS 발행액은 79억3000만 달러로, 전월의 361억7000만 달러에서 급감했다. 그 중 온라인 무담보 소액대출에 바탕을 둔 ABS는 약 1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0억 달러에서 줄었다. 이 ABS는 지난해 가을 월 70억 달러 발행으로 고점을 찍었으나 당국의 철퇴에 이후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 최대 비은행 대출기관인 앤트파이낸셜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일시적으로 소비자 대출 기반 ABS 발행을 중단한 것도 전체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앤트파이낸셜 산하 자회사 두 곳은 지난해 약 410억 달러의 ABS를 발행했는데, 이는 2016년보다 다섯 배 늘어난 것이다. 앤트는 일시 중단 조치가 당국의 규제에 의한 것이 아니라 너무 높은 금리에 경제적으로 비효율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ABS 금리 벤치마크인 7일물 은행간 대출이자율은 지난해 12월 28일 4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소액대출에 기반을 둔 증권 발행 부진으로 ABS 시장이 연초에 위축됐지만 올해 전체적으로 ABS 시장은 가계소득의 증가와 기업 단기대출 증가 등에 힘입어 소폭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S&P는 올해 중국 ABS 시장규모가 약 24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BMW와 포드, 폭스바겐 등은 지난해 중국에서 자동차 대출을 바탕으로 하는 ABS를 발행했으며 올해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무디스는 “당국의 규제 강화로 ABS의 품질이 향상될 것”이라며 “이는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