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대표단의 단장 자격으로 방한하는 이방카는 23일 방한해 25일 동계올림픽 폐막식을 참석한 후 26일 출국하는 3박 4일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번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가족을 보내겠다고 문 대통령에게 약속한 것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이방카가 백악관 선임고문에 불과하지만, 정상급 귀빈에 준하는 예우로 대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앞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에게 파격 의전을 대했던 것처럼 비슷한 수준의 의전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청와대는 미국과 이방카 방한 일정을 최종 조율 중이지만 24일 문 대통령과의 접견과 오찬이나 만찬을 함께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25일 폐막식 때 문 대통령 옆자리에 앉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방카가 대외적으로 사실상 미국 퍼스트레이디 역할도 하고 있어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의 한국 문화 체험 행사도 함께할 가능성도 크다.
이방카의 이번 방한은 북미 대화 가능성의 물꼬를 틀 수 있는 데다 최근 미국의 한국 기업에 대한 보호무역 조치의 타협점을 모색할 수도 있어 정부는 의전에 상당히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직접 나서 이방카 의전의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북한 김 부부장의 의전과 비교될 수 있어 자칫 의전이 미흡할 경우 굳건한 한미 관계에 금이 갈 수도 있어 균형 의전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이번 미국 측 대표단에 대한 예우 방침, 방한 의미 등을 종합 고려해서 강 장관의 적절한 역할에 대해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도 이방카가 문 대통령과의 접견에서 어떤 말이 오갈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이방카는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를 가장 잘 아는 데다 직접 트럼프에게 직언할 수 있어 향후 남북관계 회복의 실마리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방카는 방한 중 국내 젊은 여성 탈북자와 면담하고 북한 인권 문제를 부각할 가능성도 있다. 이미 미국 측은 국내 탈북자 단체에 10대, 20대 여성 탈북민을 만나고 싶다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