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올해 처음으로 GDP(국내총생산) 3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경제 구조와 의식, 시스템을 고수한다면 GDP 4만 달러 진입은 확신할 수 없을 것입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21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벤처기업협회 정기총회에서 “선진국이 GDP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로 진입하는데 평균 7-8년이 걸렸던 반면, 한국은 지난해까지 10년이 넘도록 2만 달러 대에 머물렀다”며 “앞으로도 한국이 GDP 3만 달러를 넘어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모든 경제 주체의 ‘혁신’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날 초청강연자로 나선 김 부총리는 “혁신은 남들이 안 가본 길을 가는 것이며, 상대적으로 약자인 ‘다윗’으로서 ‘골리앗’과의 전쟁에서 게임의 룰을 바꿔 판세를 뒤집는 것”이라고 정의하며 “벤처기업이야말로 그 혁신을 일구는 주역”이라고 말했다.
혁신의 주역인 벤처기업을 배출하는 ‘벤처생태계’를 돌아가게 하는 네 가지 바퀴는 ‘사람’, ‘자본’, ‘기술’, ‘인프라’다. 그에 따르면 한국은 네 가지 측면에서 모두 선진국에 비해 뒤쳐져 있다.
첫 번째 바퀴인 ‘사람’에 해당하는 초‧중‧고 및 대학의 ‘기업가정신’ 교육은 세계 35위와 47위에 머무른다. ‘자본’에 해당하는 지표인 창업 초기 평균 펀딩 금액은 미국이나 중국의 20~30%에 불과하다. ‘기술’ 측면에서 한국은 민간‧공공 R&D 비용은 상당히 높은 반면 이런 기술이 사업화로 이어지는 비율은 극히 낮다. ‘인프라’에 해당하는 지표인 ‘정부 규제 유연성’은 세계 95위, 창업벤처 인프라 순위는 세계 23위에 머무른다.
김 부총리는 네 바퀴를 바로잡기 위해 지난 1년간 정부가 들인 정책적 노력을 설명했다. 그는 “작년 갑작스런 출범 이후 문재인 정부는 사람, 자본, 기술, 인프라 혁신과 창업 투자 지원, 혁신 거점 조성을 위해 많이 노력했다”며 “규제를 개혁하고 혁신 자본과 안전망을 마련하기 위해 부족하지만 다양한 정책을 통해 변화의 마중물 많이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매 4년마다 성장률이 1%씩 떨어지는 장기 하락 추세를 거듭하다가 작년에 가까스로 3년 만에 3%대 성장으로 다시 올라섰다”며 “현재 한국은 하락세를 계속할 것이냐 반등할 것이냐는 기로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김 부총리는 “장기 추세를 다시 양(+)의 기울기로 올리는 모멘텀을 지금부터 5년 동안 만들지 못하면 우리경제는 지속가능할 수 없다”며 “우리 경제의 모든 개별 주체가 벤처 정신을 가지고 혁신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이날 강연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