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접속이 가능한 메신저나 이메일 기술 자체는 해롭지 않다. 그러나 즉각적인 응답을 기대하는 관리자 때문에 직원들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주문형 가사 서비스 업체 ‘헬로알프레드’는 2014년 직원에게 휴식을 보장하기 위해 매주 수요일을 ‘회복의 날’로 정했다. 직원들은 사무실로 출근은 하지 않았지만 업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VIP 고객의 요구나 대형 업무 요청을 거절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헬로알프레드는 이에 방향을 바꿔 지난해부터 일주일에 한 번 ‘테크 라이트 데이’를 갖는다. 직원들이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고 이메일 및 메신저 시스템을 끄도록 유도하는 날이다. 업무용 메시지 상에 ‘항시 대기’ 상태였던 직원들이 답장 의무로부터 자유로워지자 업무 집중력은 향상됐다. 마르셀라 사포네 헬로알프레드 공동 창업자는 “산만함 없이 자기 일에 깊게 집중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테크 프리는 여러 기업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멘로이노베이션은 직원 사이의 전자통신을 금지했다. 대신 칸막이 없는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함께 일한다. 리처드 셰리든 멘로이노베이션 공동 창업자는 “우리는 큰 방에서 대화를 나눈다”면서 “직접 대화는 가장 빠른 기술”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파운더스팩토리는 회의 시간에 스마트폰 사용을 지양한다. 버진 매니지먼트는 매주 수요일 오후 한 시간 동안 이메일을 차단한다. 기업 관계자는 이메일 차단 시간 동안 직원들이 책상에서 일어나 아이디어를 공유하도록 장려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도록 유도하는 앱 업체 ‘홀드’는 직원들이 하루에 이메일을 두 번만 보도록 권장한다. 자사 앱을 활용해 스마트폰을 가장 적게 사용한 직원에게는 포상도 한다. 다만 소셜미디어(SNS)나 이메일을 차단하지는 않는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규칙을 직원들의 능동적 선택이 아니라 징벌적 규제로 느끼게 한다면 또 다른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사포네는 “처음에는 테크 프리 규칙이 저항에 부딪쳤다”면서 “규칙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게 중요했기 때문에 ‘강제’가 아니라 ‘권유’라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경영진의 솔선수범도 필요하다. 그는 “내가 메신저에 접속한다면 모든 사람이 따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경영진 스스로가 자신이 내세운 것을 실천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