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주택시장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장기간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는 가운데 도심 내에서도 양극화가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심권 도쿄 23구 중에서도 상권이 발달한 주오구는 연평균 7.8%(2014~2017년), 관공서가 밀집한 지요다구는 7.3%, 대기업 본사 등이 많은 미나토구는 5.9% 상승했다. 반면 외곽지역인 가츠시카구 등은 1~2% 오르는데 그쳤다.
또 주택유형별로 보면 우리나라의 아파트와 유사한 맨션은 2013년부터 2017년 9월중 연평균 6.6% 상승한데 반해, 단독주택은 2.1% 오르는데 그쳤다. 맨션 중에서도 신축맨션은 연평균 6.0% 오른 반면, 중고맨션은 4.8% 상승했다.
최근 일본 주택시장 회복은 우선 장기간에 걸쳐 큰 폭의 조정을 받은데다 아베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으로 금융여건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실제 2017년 전국 주택지가는 고점이었던 1991년 대비 54.1%, 시가지 주택지가는 52.9% 하락한 상태로 버블 생성 이전인 1980년 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2013년부터 아베노믹스가 본격 추진되면서 대출평균금리가 하락했고 2016년 2월 마이너스 금리가 도입되면서 가계 주택담보대출 잔액의 전년말대비 증가율은 2014년 2.4% 수준에서 2016년 3.0%까지 확대됐다.
또 경기 회복과 함께 엔저 및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관광업이 활황을 보이면서 상업용 부동산 수요가 증가한 것도 원인이 됐다. 도쿄도의 경우 2013년부터 2016년중 상업용 부동산가격 상승률(24.1%)은 주택가격 상승률(15.7%) 보다 높았다.
다만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와 함께 빈집 증가, 가계소득 개선 미흡, 투자목적의 거래 부진 등 구조적 제약요인으로 일본 주택시장 회복세가 지속될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이다. 일본 정부도 이에 대응하고자 2006년부터 주택정책을 양에서 질로 전환하고, 2016년엔 주생활기본계획을 통해 고령·청년 주거환경 개선과 빈집 활용 및 기존주택 유통촉진, 주거생활산업 활성화 등 시책을 강화하고 있는 중이다.
조동애 한은 아태경제팀 과장은 “일본 사례에 비춰 우리도 장기대책을 세우고 다양한 정책수단으로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