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은 ‘모른다’이다. 아니 정확히는 ‘몰라도 된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 주식 사야 해요? 아니면 팔아야 해요?’ PB들이 손님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그러면 PB들은 각자의 의견을 매스컴이나 증권사 투자전략, 보고서와 자신의 과거 경험을 곁들여 설명한다. 주식시장이 오르고 있으면 사야 해요, 너무 많이 올랐다면 사지는 말아야 해요. 반대로 주식이 내리고 있다면 팔아야 해요, 너무 많이 내렸다면 팔지는 말아야 해요. 이런 식이다.
이런 식의 투자거래는 조만간 재래시장에서 물건을 흥정하던 상인들의 모습들처럼 점차 추억 속으로 사라질지도 모른다. 금융시장에서는 작년 알파고 신드롬 이후 로보어드바이저라는 개념이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 바둑의 알파고처럼 자산관리에 있어서도 인공지능의 개념이 도입되고 있는 것이다.
로보어드바이저의 개념은 한마디로 정의하면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자산을 관리하는 자동화된 자산관리 서비스이다. 당행은 하이로보(HAI Robo)라는 서비스를, 작년 7월부터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제안하는 포트폴리오 설계, 가입 및 사후관리 등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일체를 제공하고 있다. 가입 금액은 4500억 원을 돌파하고 있고 가입 건수도 3만5000건에 이르는 등 반응이 매우 좋다.
하이로보 서비스의 핵심 기능은 첫째, 딥러닝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맞춤형 포트폴리오 제안 (자산설계) 둘째, 포트폴리오 성과 실시간 모니터링 (My 자산 진단) 셋째, 보유 자산의 지속적인 사후관리 (정기 리밸런싱 제안) 넷째, 포트폴리오 단위 일괄 거래 신청 등이다.
각 은행은 이러한 서비스 개발에 앞다투어 투자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 작년 각 은행이 제시하는 수익률도 좋았다. 운용개시 기간이 짧고 시장 상황이 좋아서 일 수도 있겠지만 아무 생각 없이 서비스가 제공하는 대로 펀드에 가입하고 리밸런싱을 자동적으로 해주기만 하면 안정적인 수익률을 얻을 수 있었다. 당행의 경우 적극투자형은 3개월 8.48%, 6개월 10.22%, 위험중립형은 3개월 5.01%, 6개월 4.93%의 수익률을 기록하여 타행 대비 매우 경쟁력이 있다. 그 이유는 꾸준한 학습을 통해서 계속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서비스는 시간에 쫓겨 자산관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어려운 직장인이나 정기예금보다는 높은 수익을 원하나 투자에 많은 경험이 없는 초보투자자 물론 전문투자자로서 자산배분에 보다 전문적인 관리를 원하는 손님들 모두에게 적합한 서비스이다. 물론 이 서비스 내에서도 투자성향에 따라 다양한 목표수익률을 설정할 수도 있기 때문에 자산의 규모는 크게 중요치 않다.
따라서 소액이라도 기 죽을 필요도 없다. 오히려 올바른 투자원칙을 가지고 있어도 그대로 지키기 어려운 인간의 본성에 비추어 볼 때 이렇게 하이로보 서비스에 맡기는 것은 금액을 떠나 매우 바람직한 투자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향후에는 ‘사야 해요 팔아야 해요’ 하는 질문 대신 ‘어떤 시스템으로 투자해야 해요’로 바뀔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의사결정에 대한 최종 판단은 역시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지금은 내이게이션 없이 운전하는 것이 매우 불편하게 느껴지지만 불과 수년전만 해도 우리는 내비게이션 없이 운전을 하고 다닌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