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코카콜라가 일본에서 알코올 함유 음료의 일종인 츄하이를 출시한다고 전했다. 츄하이는 소주를 뜻하는 ‘츄’와 일본식 칵테일의 한 종류인 ‘하이볼’의 합성어로 증류식 소주에 탄산수와 과즙을 섞은 술이다. 3~8도 정도의 도수와 과일 맛으로 인기를 끌며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웰스파고는 코카콜라가 알코올 음료 시장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했다. 당시 제임스 퀀시 코카콜라 최고경영자(CEO)는 지금은 때가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나는 절대 ‘절대’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며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코카콜라의 츄하이 판매 계획은 호르헤 가르두뇨 코카콜라 재팬 대표를 통해 알려졌다. 가르두뇨 대표는 자사 홈페이지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올해 출시될 신제품에 대한 질문에 “츄하이로 알려진 카테고리의 제품을 실험할 것”이라면서 “알코올이 들어있는 캔 음료로 전통적으로 만들어진 소주에 탄산수와 향을 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츄하이는 1983년 처음 출시된 이후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일본 알코팝(알코올 함유된 탄산음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일본 음료회사 산토리에 따르면 츄하이 시장은 2013년 이래 매년 5~25% 사이의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산토리 외에 기린 아시히 다카라 등이 잇따라 뛰어들며 일본 전체 알코올 음료 시장은 2011년 이래 약 40% 커졌다. 가르두뇨 대표는 주류 시장에 진입하려는 계획은 코카콜라가 핵심 영역 밖에서 어떻게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예라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코카콜라는 항상 무알콜 음료에 전적으로 중점을 두고 있으며, 이것은 시장의 특정 부분에 대한 실험”이라고 말했다. 이어 “츄하이는 거의 일본에서 판매되며 전 세계 사람들이 코카콜라에 이런 종류의 음료를 기대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코카콜라가 알코올 함유 음료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배경에는 주요 사업인 탄산음료 판매의 침체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 코카콜라의 매출은 75억 달러(약 8조205억 원)로 전년 대비 20%가량 감소했다. 젊은 소비자들이 설탕이 들어간 탄산음료를 꺼리면서 코카콜라는 생수와 차(茶) 등 성장세를 보이는 제품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에는 ‘코카콜라 제로’의 이름을 ‘코카콜라 제로 슈가’로 변경했으며 올해 1월에는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해 ‘다이어트 코크’ 신제품 4가지를 출시하고 패키지도 내놨다. 퀸시 CEO는 지난달 한 콘퍼런스에서 코카콜라가 지난해 500개 이상의 신제품을 출시했다면서 “혁신에 많은 중점을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콜라의 혁신, 맛의 혁신, 전 세계의 재료를 이용한 혁신을 만들고 있다”면서 “이전과 다른 카테고리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철강 및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캔 음료를 판매하는 코카콜라의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미국음료협회(ABA)에 따르면 소다와 탄산음료의 약 29%는 캔 형태로 판매된다. 마켓워치는 관세로 인해 생산비용이 증가하면서 코카콜라 캔 음료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