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적극적인 일자리 정책에도 주요 대기업들은 올해 신입 공채를 예년에 비해 늘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압박과 환율 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최저 임금,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에 따라 기업의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젊은이들의 일자리가 오히려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1만 명)·CJ(1000명)·현대중공업(600명) 등 일부 기업을 제외한 상당수가 신입 공채 채용 규모를 아직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들어 대기업들은 채용인원 공개를 꺼리고 있다. 애초 모집한 인원을 채우지 못할 경우 부정적 시선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내부에서는 인원을 정해놓아도 대외적으로는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
또 실제 올 상반기 신입직 채용 비중도 전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국내 321개의 대기업을 대상으로 ‘상반기 대졸 신입 공채 계획’을 조사한 결과,‘올해 상반기 대졸 신입직을 채용한다’고 답한 기업은 35.8%(115개사)에 그쳤다. ‘상반기에 신입직을 채용하지 않는다’고 답한 기업이 41.1%(132개사)로 많았고, ‘아직 채용시기와 규모를 확정하지 못했다(미정)’고 답한 기업도 23.1%(74개사)로 조사됐다.
채용 규모까지 확정한 81개사에서 채용하는 신입직 채용규모는 총 262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일기업의 채용 인원 2831명보다 7.3% 감소한 수준이다. 주요 기업 중 상당수가 아직 올해 상반기 신입 공채 계획을 확정하지 못했거나, 모집 시기를 결정한 기업 중에도 채용 규모를 정하지 못한 곳이 많은 것으로 볼 때 기업들이 신입공채를 상당히 소극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기업들이 신입보다는 경력을 선호하고 있는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취업포탈 사람인이 지난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자사 사이트에 등록된 채용공고 52만6301건을 분석한 결과, 경력만 채용한다는 공고가 전체의 22.3%를 차지했다. 이는 신입 채용 공고(7.6%)와 비교할 때 2.9배 높은 수치다.
신입 채용 기업 321개사를 대상으로 ‘신입 대신 경력 채용 계획’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서도 45.8%가 ‘대체할 계획이 있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