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편의점 매출에서 식품 비중은 52.4%에 달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여기에 담배를 포함한 기타 품목이 41.1%를 차지한 반면 생활용품(3.7%)과 잡화(1%) 매출 비중은 미미한 편이다. 실제로 편의점에서는 생활잡화부터 상비약까지 다양한 품목을 판매하고 있지만 주요 매출은 식품으로 무게추가 기울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매출 변동의 이유로 생활잡화의 주 소비처가 H&B(헬스앤뷰티)전문점과 균일가 생활용품숍으로 바뀌었다는 점과 가정간편식 및 편의점 제품의 고품질화를 꼽는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생활잡화를 취급하는 다양한 매장들이 생겨나면서 굳이 편의점에서 비싼 값을 주고 구입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라며 “또 최근에는 외식 못지않은 간편식들이 속속 출시되며 평일 중 마트에 갈 시간이 부족한 맞벌이 부부도 편의점 가정간편식을 많이 찾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변화는 편의점업계 통계에도 잘 나타난다. GS리테일에 따르면 GS25에서 ‘한 끼 채소’ 제품을 판매하는 점포 2000여 곳의 전체 농산물 카테고리 매출(2월 8일~3월 9일)은 전년 동기 대비 32.3% 증가했다. 1~2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먹을 만큼만 소단위로 알뜰하게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수산물의 경우에도 손질과 조리가 까다롭다 보니 간편식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여서 GS리테일은 수산 간편식 5종을 출시해 GS슈퍼마켓과 GS25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편의점업계 1위인 CU 역시 CJ프레시웨이와 손잡고 1인 가구를 겨냥해 소규격 채소 상품군을 강화하고 나섰다. 1인 가구를 중심으로 필요 이상의 지출이나 요리 후 잔반이 부담스러운 소비자 수요가 늘면서 최근 3년간 채소 매출은 2015년 9.8%, 2016년 12.7%, 2017년 19.9%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CU는 감자, 당근, 양파, 깻잎, 꽃상추, 깐마늘, 청양고추 등 총 10종의 소규격 채소를 내놨다. 1~2인분 기준의 알뜰 용량으로 가격은 모두 1000원이다.
지난해 편의점 매출로 530억 원가량을 벌어들인 풀무원의 경우 신선식품을 성장 가능성이 큰 카테고리로 꼽고 있다. 우리나라도 1인 가구와 싱글족을 중심으로 편의점에서 24시간 간편하게 소포장 원물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는 만큼 두부, 달걀, 콩나물 등 요리 원재료의 편의점 구매가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편의점은 짧은 제품 회전주기로 신선한 식품을 구매하는 데에 더 유리한 채널”이라며 “1인용 샐러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스틱 야채 등 소비자가 신선한 제품을 편의점에서 더 편리하게 만나볼 수 있도록 신제품 출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