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자라 모회사 인디텍스의 지난해 온라인 매출은 41% 급증했으며 온라인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달했다. 인디텍스는 자라와 버쉬카, 풀앤베어, 마시모두띠 등 패션 브랜드를 보유한 스페인 기업이다. 인디텍스의 지난해 매출은 253억4000만 유로(약 33조3552억 원)이며 순이익은 33억7000만 유로를 기록했다.
인디텍스가 온라인 부문 실적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디텍스의 온라인 판매 비중은 경쟁업체인 스웨덴 H&M의 12%와 비슷한 수준이나 영국 의류 체인 넥스트의 40%보다는 훨씬 낮다. 파블로 이슬라 인디텍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IT 및 물류 부문 투자로 견고한 성장을 하며 1년을 보냈다면서 “온라인 판매는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인디텍스는 온라인 사업과 매장 통합을 위해 지난해 18억 유로를 투자했다. 지난해 인디텍스 웹사이트 방문횟수는 24억2000만 회로, 1시간에 24만9000건의 주문을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 성장세는 2015년 이래 가장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문을 닫은 매장 수가 신설 매장 수를 앞섰다. 전체 매장은 7475곳에서 7450곳으로 감소했다.
인디텍스는 오프라인 매장의 신설 속도를 늦추는 대신 온라인 부문의 성장률을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인디텍스는 현재 49개국에서 운영 중인 온라인 서비스를 확대해 오프라인 매장이 진출한 96개국 전역에서 온라인 판매를 시행할 계획이다.
인디텍스는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신기술 도입에도 적극적이다. 전날 자라는 다음 달 18일부터 전 세계 120개 매장에서 증강현실(AR)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폰에서 자라 AR 앱을 실행해 매장 내 센서에 대면 자신이 고른 옷을 입은 모델의 생동감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온라인 고객에게도 같은 기술이 적용된다. 가상현실에서 움직이는 모델을 보고 이를 클릭하면 바로 옷을 구매할 수 있다. 온라인으로 주문한 제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받아볼 수 있는 클릭 앤 콜렉트 서비스는 로봇을 도입해 처리 속도를 높인다. 온라인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의 구매를 이끌고 매장으로도 유인하겠다는 전략이다.
앤 크리슈로 소시에테제네랄 애널리스트는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들이 온라인으로 인해 혼란을 겪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라면서 “인디텍스는 비교적 성공을 거둔 드문 예”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