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체 5곳 중 4곳은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영 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외식업체 4곳 중 1곳이 이미 메뉴 가격을 인상했으며, 4곳 중 3곳은 가격 인상으로 대응하겠다고 답했다.
27일 한국외식업중앙회 산하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최저임금 적용 2개월 국내 외식업 영향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외식업체 300곳 중 77.5%가 올해 최저임금 적용 이후 현재까지 경영 상태가 악화했다고 응답했다. 응답 업체의 올해 1∼2월 월평균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각각 12.1%, 30.1%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비용 부담에 대부분의 업체는 메뉴 가격 인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응답 업체 중 이미 메뉴 가격을 인상한 업체는 24.2%, 평균 인상률은 9.7%로 나타났다. 앞으로 메뉴 가격을 인상하겠다는 업체는 78.6%, 예상하는 평균 인상률은 18.4%로 조사됐다.
종업원 감원 움직임도 나타났다. 종업원 수는 지난해 평균 2.9명에서 올해 평균 2.0명으로 31.9% 감소했다. 지난 1∼2월 종업원 1인당 월평균 근로시간은 지난해보다 13.1% 줄었고, 종업원 1인당 인건비는 3.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덜기 위해 영업시간과 종업원 고용시간을 단축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1인당 인건비 상승 폭(3.7%)이 최저임금 인상 폭(16.4%)에 훨씬 못 미치는 것도 이런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서용희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단기적 결과이긴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이 '실질임금 상승'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종업원 인건비와 임차료, 식재료비, 배달 수수료 등 모든 비용이 인상됐으므로 기존 가격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업종에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전국 외식업체 300곳(유효표본 285곳)을 대상으로 모바일 설문 방식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