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한국거래소는 동양피스톤의 주권 상장 예비심사에서 적격 결정을 내렸다. 당시 투자자들은 많은 기대감을 보였다. 내연기관용 엔진 피스톤 시장점유율 국내 1위, 세계 4위를 기록하고 있는 동양피스톤의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977년 설립된 동양피스톤은 자동차용 피스톤과 산업용 피스톤을 비롯해 파워셸 모듈 및 설비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반으로 2016년 매출액 2980억 원, 영업이익 155억 원, 당기순이익 92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할 때 매출은 7.2%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6%, 38.9% 늘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191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둬 주목된다. 글로벌 고객사용 수출 증가에 따른 원가율 하락이 실적 상승의 요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첫 상장일, 공모가보다 5.6% 떨어져 = 한껏 기대감에 부풀어 있던 동양피스톤의 상장 첫날 성적은 좋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8일 코스피 시장에 첫발을 들인 동양피스톤은 공모가보다 10% 낮은 513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고, 결국 시초가보다 285원(5.56%) 낮은 4845원에 장을 마쳤다.
상장 직전만 해도 동양피스톤은 시장의 기대감을 한껏 받았다. 당시 상장을 주관한 IBK투자증권 측은 동양피스톤의 광범위한 제품 라인업, 국내외 다변화된 매출처 등의 경쟁력으로 상장 진행 초기부터 시장의 기대감을 모았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달랐던 셈이다.
동양피스톤은 수요 예측에서 62.80대 1을 기록했고, 공모가는 밴드 하단인 5700원으로 결정했다. 회사 측은 당초 희망 공모가로 5700~7300원을 제시했다. 이어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 청약을 진행한 결과, 경쟁률 20.36대 1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은 약 382억 원으로 집계됐다.
◇저평가된 주가…높은 공모가의 벽 = 동양피스톤은 지난해 12월 8일 5300원을 기록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는 1월 12일 장중 4010원까지 내려가며 바닥을 쳤지만, 다시 반등하며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특히 이달 2일에는 장중 전일 대비 20.63% 오른 57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달 23일 기준 동양피스톤 주가는 올해 들어 19.8% 상승했다. 다만 상장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공모가(5700원)의 문턱은 넘지 못한 셈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동양피스톤의 성장 가능성을 감안할 경우 주가는 저평가된 상태로 보고 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동양피스톤은 엔진 자동차의 저성장에도 불구하고 기존 업체들의 점유율을 잠식하면서 최근 7년간 연평균 9%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내년까지도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 “현재 주가는 주가수익비율(P/E) 5배 후반으로 저평가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실적 개선이 관건…사업 다각화 나서 = 동양피스톤의 주가 상승 여력과 함께 실적 개선에 대해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피스톤 부문에서는 상품 경쟁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이미 2조 원이 넘는 물량을 수주한 상태다. 또 내년 이후에는 북미·유럽 완성차로의 납품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성장 목표치는 약 10% 이상이다. 이에 따라 동양피스톤은 앞으로도 피스톤 부문에서의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피스톤 부문이 성장동력 및 캐시카우 역할을 한다는 가정 아래, 스마트 팩토리 사업화와 친환경차 부품 개발 등의 사업다각화도 적극 검토 중이다.
특히 미래 성장동력으로 가시화되고 있는 스마트 팩토리는 상당 부분 사업화가 이뤄진 만큼, 동양피스톤은 이 부문에서 올해 약 100억 원의 매출을 기대 중이다. 이외에도 경량화 소재와 친환경차 부품사업도 스터디 중이어서 주목된다.
기존 사업의 강화와 새롭게 추진하는 사업 다각화에 따라 올해 실적도 성장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회사 측은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각각 5% 내외 증가한 3100억 원대와 200억 원대를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