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애완동물 연관 산업이 10년 뒤에는 6조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관련 제도나 정책은 주먹구구식 행정으로 겉돌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952만 가구 중 29.4%인 574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반려동물 사육 인구수는 약 1481만 명으로 추산됐다. 이들은 개 632만 마리, 고양이 243만 마리 등 총 874만 마리의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관측됐다.
반려동물 사육 마릿수는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해 2027년에는 1320만 마리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농경원이 전국 만 20~69세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한 반려동물 사육현황 조사를 통해,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수(인구)와 마릿수를 추정한 결과다.
농경원은 이를 바탕으로 반려동물 연관산업 규모가 지난해 2조3322억 원에서 2027년 6조 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4년 기준 반려동물 연관산업의 규모는 1조5684억 원으로 연평균 14.5%씩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산업별로는 사료 4841억 원, 동물 및 관련 용품 3849억 원, 수의 서비스 6551억 원, 장묘 및 보호 서비스 338억 원, 보험 6억 원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해야 할 제도나 문화는 시장의 규모에 비해 한참 뒤떨어진 실정이다. 유실·유기 방지와 보험 확대를 위한 동물등록 의무화에도 불구하고 2016년 기준 동물등록 마릿수는 107만 마리에 그쳤다. 전체 540만 마리 중 19.8%로 낮은 수준이다. 국내 반려동물 보험시장은 매우 취약해 보험 가입률이 0.16% 수준에 불과했다.
이에 반려동물 유실·유기 문제나 맹견이 사람을 공격하는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2개월 이하 어린 반려동물의 유통으로 폐사율이 올라가면서 이로 인한 소비자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사료 산업은 기초통계가 부족하고 반려동물 사료의 특성을 반영한 사료관리법이 부재해 해외 업체들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김현중 농경원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 반려동물 수요와 연관산업 규모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관련 산업의 제도가 미흡해 건전한 산업 발전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관련 법 제정을 통해 반려동물 연관산업 보호 및 육성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