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서울과 수도권의 일부 재활용 업체들이 비닐과 스티로폼의 수거를 중단해 ‘쓰레기 대란’이 우려되는 가운데 정부와 지자체가 늑장 대응으로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시·경기도 등 수도권 일부 지방자치단체 공동주택(아파트)의 쓰레기 수거 업체들이 낮은 수익성을 이유로 비닐, 스티로폼 등을 이달부터 수거하지 않겠다고 밝혀 주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이 같은 사태는 전 세계 폐기물의 50%를 수입하던 중국이 1월부터 재활용품 24종의 수입을 금지하면서 비롯됐다.
앞서 중국 환경부는 지난해 7월 환경오염 등을 이유로 폐플라스틱, 분류되지 않은 폐지, 폐금속 등 고농도의 오염을 유발할 수 있는 고체폐기물 24종의 수입을 연말까지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이 수입을 중단하자 폐비닐·플라스틱 가격이 폭락하면서 처리에 큰 혼란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일부 서울과 수도권 일부 아파트 단지에는 ‘4월 1일부터 비닐과 스티로폼을 수거할 수 없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하지만 환경부가 처음 조치를 취한 것은 지난 27일이었다. 환경부는 서울시 등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폐비닐 등은 규정대로 재활용품으로 분리 배출돼야 한다”며 “아파트 단지 등에 부착된 재활용 수거 업체의 수거 중단 공문을 제거할 것”을 요청했다. 현행법 상 재활용이 가능한 폐비닐을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면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서울시도 지난 29일 각 자치구와 재활용 수거 업체 관계자를 불러 분리 배출 요령을 준수한 깨끗한 비닐은 수거하도록 요구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난달 30일부터 환경부 상황반을 가동하며 서울시 등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의 분리수거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며 “만일 업체에서 끝까지 비닐이나 스티로폼을 수거해 가지 않는다면 시·구에서 별도로 수거, 운반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2일 재활용 업계 대표와 면담을 통해 수거업체들이 비용 부담 때문에 수거를 거부하는 사태를 최소화하기 위한 지원방안 등을 담은 긴급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그러나 정부 대책이 나오더라도 실효성을 갖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어 폐비닐·스티로폼 수거 대란이 장기화할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