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상징’ 수입車, 특급 할인에 ‘대중차’로 쌩쌩

입력 2018-04-16 10:45 수정 2018-04-1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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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車 할인 경쟁 가속페달… 벤츠 ‘E200’ 최대 1800만원, BMW ‘3시리즈’ 1200만원, 아우디·폭스바겐 기본 10% ↓

독일 자동차 브랜드가 대규모 할인 정책을 펼치며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수입차 업계 1위인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우 할인 정책에 힘입어 2월과 3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내수 4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BMW도 2월 벤츠의 뒤를 이어 내수 ‘톱5’에 오르는 등 독일 브랜드의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여기에 아우디·폭스바겐도 판매 재개의 신호탄을 쏘아올리며 할인 전쟁의 참전을 선언했다.

16일 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수입차 누적 신규등록 대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2.6% 늘어난 6만7405대다. 특히, 독일차들이 이 같은 성장세를 견인했다.

벤츠는 2, 3월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보다 내수 판매 기록이 앞설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벤츠는 올해 1분기에만 전년 대비 13.1% 증가한 2만1633대를 팔았다. 프리미엄 수입 자동차 브랜드가 대중(大衆)차를 주로 판매하는 국내 브랜드의 판매량을 넘어서는 것은 이례적으로 평가받는다.

독일차의 약진은 르노삼성의 신차 부재, 한국지엠의 경영 불확실성 확대 등도 영향을 끼쳤지만, 대대적인 할인 정책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입차 시장의 점유율 가운데 절반을 나눠 갖고 있는 벤츠와 BMW는 1000만 원대의 파격 할인 공세를 벌이고 있다. 벤츠의 경우, 딜러들의 자발적인 할인을 더해 최대 1800만 원까지 싸게 팔며 소비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지난달 수입 베스트셀링카에 오른 ‘E200’의 경우 최대 1800만 원이나 할인됐다. 6000만 원대의 E클래스를 4000만 원대에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같은 할인 정책으로 E200은 올해 3월까지 누적 판매 대수(4212대)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C클래스의 할인 폭도 만만치 않다. 중고차 반납 시 500만 원을 추가 할인해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C클래스는 중고차를 반납하면 최대 900만 원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다.

BMW코리아도 벤츠의 할인 정책에 맞불을 놓고 있다. BMW코리아는 2월부터 3시리즈와 3시리즈 GT 모델을 최고 1700만 원 싸게 팔고 있다. 벤츠와 마찬가지로 중고차 반납시 500만 원 추가 할인 제도를 이용한 것이다. 따라서 기본 할인은 1200만 원인 셈이다. 5시리즈도 1000만 원 가까운 할인을 제공하고 있어 벤츠와의 경쟁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벤츠와 BMW가 대규모 할인을 벌이는 가장 큰 요인으로 아우디·폭스바겐 판매 재개를 꼽고 있다. 디젤게이트 이전 국내 수입차 시장의 정상을 차지했던 폭스바겐이 등장하기 전 막바지 할인 공세를 펼쳐 점유율 굳히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아우디·폭스바겐이 판매를 재개하면 벤츠와 BMW가 양분했던 국내 시장 수요를 가져가면서 수입 브랜드의 향방을 가늠할 수 없게 될 수 있어서다.

디젤게이트의 악몽에서 2년 만에 깨어난 아우디·폭스바겐도 독일차 ‘할인 전쟁’에 참전했다. 할인을 통해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여 국내 자동차 시장에 안착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폭스바겐은 이번 달부터 중형세단인 파사트 GT의 전 트림에 대해 기본 10%로 할인을 제공한다. 중고차 매입 시 400만 원을 추가 할인해준다. 더불어 각종 할인 혜택을 더하면 최대 1000만 원까지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폭스바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100만 원 바우처도 제공하고 있다. 아우디도 자사의 금융 프로그램인 아우디파이낸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최대 1300만 원을 깎아준다.

아우디·폭스바겐의 ‘컴백’으로 독일차의 할인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대규모 할인이 수입차 전체로 번질지 주목된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에게 지금이 적기인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독일 브랜드의 이 같은 할인 경쟁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간 수입차들의 할인 정책이 인색했다는 지적이 나온 만큼, 수입차 신뢰도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입 자동차 브랜드는 대규모 할인 정책으로 1분기에만 총 6만7405대가 팔렸다. 업계에서는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수입차 연간 판매량이 처음으로 25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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