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저가 가격 경쟁으로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업계에 인터넷 생태계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포털이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도 무서운 성장세로 시장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로켓배송’으로 알려진 이커머스 대표 기업 쿠팡이 지난해 6000억 원이 넘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하면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티몬에 이어 쿠팡마저 자본잠식에 빠지면서 온라인 쇼핑 업계 전반으로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16일 쿠팡은 블랙록, 피델리티 등 글로벌 투자사들로부터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 방식으로 4억 달러를 투자받는 등 해외 투자 자금 수혈 사실이 알려졌다.
그러나 쿠팡이 ‘로켓배송’이라는 유통혁신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웠다고 하지만 소셜 커머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데다 3년간 누적 적자가 1조7000억 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어떤 카드로 흑자 전환을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오픈마켓인 이베이코리아를 제외한 티몬, 위메프 등 이커머스 업계 전반이 기존의 역마진 구조로 출혈 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룡 포털’ 네이버 등의 ‘보태기’도 이커머스 업계의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 최근 오픈마켓 업계는 입점 판매자에게 부과하는 가격비교 제휴 수수료를 잇달아 인상했다. 오픈마켓 사이트로 바로 접속하지 않고 포털을 경유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포털에 지급하는 제휴 수수료 부담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오픈마켓들은 가격 비교 제휴 수수료는 제휴 마케팅에 동의한 판매자의 상품이 네이버, 다나와, 에누리 등 가격 비교 사이트에서 판매될 때 발생한다. 이전에는 오픈마켓 사업자가 상생 차원에서 판매자(셀러)와 각각 1%씩 부담해왔으나 이달부터 상생을 포기하고 수수료를 상향 조정해 판매자가 수수료 2%를 모두 내게 된다.
오픈마켓 관계자는 “네이버에 가격 비교부터 광고도 많이 하는데 오픈마켓이 팔아서 네이버의 배만 불리는 결과가 됐다”며 “업계 통상 포털을 통해 유입되는 매출 비중이 전체 20~30%나 되고, 광고비도 많이 내는데 이중, 삼중으로 부담이 커져 운영에 너무 부담이 된다”고 토로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네이버쇼핑의 거래액은 4조6000억 원이다. 3조~4조원대로 알려진 위메프·티몬의 거래액보다 앞선다. 2014년 ‘스토어팜’을 론칭하며 본격적으로 뛰어든 지 불과 3년 만에 이베이코리아(약 13조 원)와 11번가(약 9조 원)에 이어 3위로 뛰어오른 셈이다. 실제 네이버 스마트팜은 최근 ‘스마트스토어’로 이름을 바꾸면서 수수료를 낮추는 등의 정책을 취하자 네이버에 입점한 쇼핑 사업자가 대거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