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은 ‘대출’ 산은은 ‘지분’..한국지엠 투자방식 논란

입력 2018-04-2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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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8000억 유상증자 결정했는데, GM은 3.8兆 중 상당 부분 대출…내수회복 안 되면 재무구조 악화 가능성

한국지엠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신규 자금 투입 방식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GM은 신규 자금 중 상당 규모를 '대출'로 실행하지만 산은은 전액 '유상증자(지분확보)' 방식으로 지원한다. GM이 한국지엠에 추가 대출을 실행하면서 이자율을 낮추지 않으면 수년 뒤 지금과 같은 위기가 반복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산은은 27일 GM에 ‘조건부 금융제공확약서(LOC)’를 발급했다. 이들의 잠정 합의 내용을 보면 GM은 한국지엠 기존 대출금(2017년 말 기준 3조2078억 원) 전액을 출자전환한다. 신규 자금은 GM이 36억 달러(3조8000억 원), 산은이 7억5000만 달러(8000억 원)를 각각 한국지엠에 투입한다. 양측의 출자전환과 신규 자금 규모를 모두 합하면 73억 달러(7조8000억 원)에 달한다.

문제는 신규 자금을 넣는 방식이다. 산은은 7억5000만 달러 전액을 유상증자로 한국지엠에 넣는다. 유상증자는 회사가 새로 발행하는 주식을 취득하는 것으로 이 과정이 진행되면 산은의 한국지엠 지분율은 올라간다.

반면 GM은 신규 자금 중 상당액을 대출로 실행한다. 이 경우 GM의 고리 대출이 유지될 우려가 있다. GM은 2017년 1430억 원 등 지난 5년간 5820억 원 규모의 이자를 한국지엠으로부터 받았다. 이자율은 4.8~5.3%다. 물론 기존 부채는 모두 출자전환되면서 이자는 줄겠지만 GM의 대출이 늘수록 비용은 늘 수밖에 없다. 결국 한국지엠의 내수 판매가 회복되지 못하면 대출 상환이 어려워지면서 재무구조가 다시 나빠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새로운 차를 생산하기 위해 들어가는 시설 투자 비용을 3500억 원 정도로 계상한다”며 “이러한 자금이 GM을 통해 대부분 들어왔는데 한국지엠의 내수 판매가 크게 늘지 않으면 재무구조는 다시 나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산은은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최종 협상까지 공개하지 않기로 GM과 합의했다. 그러나 최종 계약이 체결된 뒤에도 GM 측 요구에 의해 공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GM이 업무지원을 명목으로 한국지엠으로부터 받는 비용을 유지할지도 관건이다. GM은 2017년 281억 원, 2016년 435억 원 등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1732억 원 규모의 업무지원비를 한국지엠으로부터 받았다. GM이 한국지엠에 제공한 업무지원 내용은 재무 및 자금, 회계, 세무, 내부감사 등이다. 해당 업무지원은 GM이 2014년부터 갑자기 실시해 본사로 자금을 빼내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에 산은은 한국지엠이 GM이 지출하는 비용에 해당하는 업무지원 용역 계약을 해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밖에 산은은 한국지엠에 신규 자금을 지원하면서 10년간 경영유지, 주요 의사결정에 대한 거부권(비토권), 정기 감사권 등을 확보한다. GM의 먹튀를 차단하고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GM이 글로벌 이전가격에 대해서는 여전히 상세 공개를 거부하고 있어 해당 내용은 정기 감사권을 확보해도 밝히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 관계자는 “세부 내용에 대해 논의한 뒤 GM과 5월 중순께 최종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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