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콘서트 형식의 취임식을 하며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던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2일 현장·능력 중심의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정부의 탈(脫)원자력발전소 기조로 한수원의 역할과 위상이 다소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자”고 직원들을 독려했던 정 사장의 이번 파격 인사로 한수원의 변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한수원은 이날 김형섭 관리본부장과 한상욱 기술본부장을 임명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인사는 정 사장의 현장중심·능력중심 경영철학이 반영됐다는 것이 한수원의 설명이다. 두 본부장은 풍부한 현장 경험과 실무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임 김 관리본부장은 34년간 원자력발전소 건설, 시운전, 발전, 해외사업 등 원전 전 분야에 걸친 업무를 폭넓게 수행했으며, 신고리 원전 운영 및 건설과 이에 대한 지역 사회의 수용성 증진 관련 업무를 했다. 한 기술본부장은 1985년 입사 이후 원자력 발전과 정비 분야에 주로 근무한 원전 기술·발전·정비 분야의 전문가로서 재직 기간 대부분 발전소 현장에서 근무했다.
정 사장은 취임 이후 줄곧 성과 중심의 인사, 현장 경험 중시, 균형 잡힌 인사, 정실주의 배제 등을 강조해 왔으며, 이를 통해 한수원을 종합 에너지 회사로 도약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4월 5일 취임식에서 정 사장은 무선마이크를 착용하고, 종전의 관행을 깬 ‘노타이 셔츠’ 차림으로 참석했다. 직원들과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틀에 박힌 행사에서 벗어나 몸으로 소통과 변화를 강조한 것이다. 그는 취임식에서 “에너지 전환 정책 등의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자”며 “신재생에너지, 원전 수출, 원전 해체 역량 확보, 4차 산업혁명의 디지털 변화(Digital transformation)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나아가 에너지 종합 컨설팅을 할 수 있는 회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취임 나흘 뒤 정 사장은 보직 이동 7명, 직무대행 4명 등 11명의 인사를 단행했다. 보통 조직의 수장으로 임명되면 업무와 직원 파악 등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인사를 진행하는데 취임 4일 뒤 인사 단행은 상당히 이례적으로, 한수원의 변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