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 무역협상 성과없이 끝나…갈등 장기화 전망

입력 2018-05-05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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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미무역흑자 2000억 달러 감소 요구…중, 수출제한 완화 주장

▲4일(현지시간)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 베이징의 한 호텔을 떠나고 있다. 미국 경제대표단은 이날 중국과의 무역 협상을 마치고 귀국했다. 베이징/AP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 베이징의 한 호텔을 떠나고 있다. 미국 경제대표단은 이날 중국과의 무역 협상을 마치고 귀국했다. 베이징/AP연합뉴스
무역 마찰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협상이 4일(현지시간) 성과 없이 끝났다. 무역 전쟁을 피하기 위한 양국의 줄다리기가 장기화할 전망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끈 미국 대표단은 3, 4일 이틀간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양국의 관세와 중국의 대미무역 흑자 등 무역 갈등 의제를 논의했다. 대표단에는 윌버 로스 상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 등이 포함됐다. 중국 측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 류허 부총리가 나섰다.

미국은 협상에서 2020년까지 중국의 대미무역 흑자를 2000억 달러(약 215조4000억 원) 줄이라고 요구했다. 이는 기존 1000억 달러 감소에서 상향한 것이다. 중국은 대미 수출 완화 등을 주장했다. 첨단기술 분야에서도 양측의 의견이 엇갈렸다.

미국은 지난해 약 3800억 달러를 기록한 중국의 무역흑자를 2020년까지 올해 대비 2000억 달러 감소하되 먼저 2019년 6월까지 1000억 달러 줄일 것을 요구했다. 관세도 미국과 동일한 수준을 초과하지 않도록 대폭 낮추라고 주장했다. 검역 강화나 관세 인상 등의 보복 조치도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중국도 이에 지지 않고 반도체 등 첨단 IT제품 등에 대한 대중국 수출제한을 완화하라고 요구했다. 수출 제한을 해제하면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가 30%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양국은 지식재산권 보호를 두고도 맞붙었다. 미국은 사이버 공격과 기업의 기밀 유출 행위를 중단하라고 중국에 요구했다. 해외 기술 이전으로 중국 기업에 유리한 규제도 올해 말까지 폐지하라고 밝혔다. 중국은 미국에 통상법 301조에 따른 지식재산권 침해 조사를 앞으로 하지 말라고 맞받아졌다.

중국의 ‘메이드인차이나2025’ 정책에 대해서도 미국은 위협을 느끼고 있다. 미국은 협상에서 이와 관련한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을 즉시 중단하라고 언급했다. 중국이 거액의 지원금으로 자국 기업을 육성하며 반도체 등 핵심 부품의 자급을 추진하면 미국 기업이 배척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상무부 관계자는 미국의 주장에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에 ZTE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라고 요구했다. 지난달 미국은 북한과 이란에 대한 제재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ZTE에 7년간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대표단이 중국 정부와의 공동 성명서를 통한 합의 없이 베이징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특정 이슈에 대한 중대한 불일치가 남아있다고 전했다.

미국 대표단이 귀국한 후 백악관은 성명서를 통해 “미·중 경제 관계의 재조정에 관해 양측이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스콧 케네디 국제전략연구소(CSIS) 중국 전문가는 “미국은 중국이 진정한 시장경제국가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중국은 국가주도 경제 체제를 유지하고 미국이 중국 제품과 투자에 대해 시장을 완전히 개방하며 중국이 원하는 모든 것을 미국에 판매하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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