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소득이 결정하던 소비습관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엔 부채가 결정한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특히 부채누증에 따른 소비여력 감소는 대내외 경제충격에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소득 증대뿐만 아니라 가계부채 부담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소비함수를 추정한 결과 금융위기 이전에는 5년 이상 미래에 걸쳐 발생가능한 소득인 항상소득과 소비심리지수가 소비에 영향을 미쳤다. 실제 이 기간동안 항상소득과 소비자심리지수가 각각 1%포인트 증가할 경우 소비를 각각 1.11%포인트와 0.09%포인트 늘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금융위기 이후에는 실질가계부채와 소득대비 부채비율(가계부채/국내총생산(GDP))이 소비를 결정했다. 즉 실질가계부채가 1%포인트 증가하면 소비는 0.61%포인트 늘었고, 소득대비 부채비율이 1%포인트 늘면 소비는 되레 0.73%포인트 줄었다. 이는 빚을 통해 소비를 늘려왔고, 소득대비 빚이 부담스런 수준에 이르면서 되레 소비를 위축시키는 효과를 가져온 셈이다. 또 서비스부분의 경우 불확실성 요인도 소비를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습관이 낮은 경제에서는 높은 경제보다 대내외 충격 발생시 소비 및 GDP 성장률 반응이 초기에 더 크게 나타나고 상대적으로 빠르게 소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일시적인 소비요인 변화를 의미하는 가계선호가 위축됐을 경우 2분기 후 GDP 변화를 추정한 결과 소비습관이 낮은 경제에서는 0.24%포인트 낮춘 반면, 높은 경제에서는 0.07%포인트 위축시키는데 그쳤다. 이는 소비습관이 낮은 경제에서는 다양한 충격이 연속적으로 발생할 경우 경기변동이 더 클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김도완 한은 과장은 “금융위기 후 소비습관이 낮아지면서 보시 증가율이 빈번히 등락하고 소비가 지속적으로 부진했다”며 “소비습관 하락은 소득소비간 관계 약화와 가계부채 누증에 따른 채무부담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 경제는 소비습관이 낮아진 상황에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예기치 못한 경제충격에 빠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며 “경제 안정화 노력과 함께 소비를 통한 내수성장 기반 강화를 위해 소득 증대와 소득 안정성을 도모하고 가계부채 부담도 점차 줄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