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공식 실무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내외는 22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D.C.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을 방문해 박정양 초대공사 등 공관원 후손들과 환담하고 전시실 등 공사관 시설을 시찰했다.
이 자리에 공관원 후손 중 박정양 초대공사 손녀 박혜선 씨를 비롯해 이상재 공사관 서기관 증손인 이상구 씨, 장봉환 공사관 서기관 증손 장한선 씨가 함께했다.
이날 오전 재개관한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은 1889년 2월 우리 역사상 최초로 서양국가에 설치한 외교공관이다. 조선 후기 동북아시아의 구질서를 극복하고 더 큰 외교적 지평을 열고자 했던 고종의 자주·자강 외교 정신을 상징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공사관은 세계에 현존하는 우리나라 근대 외교공관 중 원형을 간직한 유일한 단독건물이자, 미국 워싱턴에 남아있는 19세기 외교공관 중 내·외부의 원형이 남아 있는 유일한 건물이다.
이 건물은 1877년 미국 남북전쟁 참전군인 출신 정치인이자, 외교관인 세스 펠프스의 저택으로 건립됐다가 1889년 이곳에 2월 주미대한제국공사관으로 개설됐다.
1891년 12월 공사관 건물을 2만5000 달러에 매입해 사용하다가 1905년 11월 대한제국이 을사늑약으로 일제에 외교권이 박탈되면서 공사관 기능이 중단됐다.
1910년 9월 일본이 단돈 5달러에 이 건물을 강제매입한 후 미국인에게 10달러에 매각했다. 이후 ‘미국 이민 100주년’을 계기로 재미교포들이 공사관 매입을 시도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이에 문화재청은 문화유산국민신탁을 통해 미국인 소유자와 협상에 나서 2012년 10월 350만 달러에 매입해 일제에 공사관을 빼앗긴 지 102년 만에 다시 소유권을 찾게 됐다. 5년여 간의 공사를 통해 올해 3월 12일 최종 준공하고 이날 재개관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공사관 방문은 올해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 136주년 및 한미 동맹 65주년을 기념해 한미 양국의 역사와 우정을 부각하고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