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머니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에서 넷플릭스는 일시적이지만 장중 시총 1531억 달러(약 165조1949억 원)를 기록하면서 1520억 달러인 디즈니를 추월했다. 넷플릭스는 이미 타임워너, 21세기폭스 등을 추월했으며 ‘케이블 거인’ 컴캐스트도 넘어섰다.
넷플릭스는 이날 1.3% 상승해 시총 1518억 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디즈니는 0.76% 하락했으며 시총 1522억 달러를 기록했다.
넷플릭스의 주가는 올해에만 약 80% 올랐다. S&P500 기업 중 가장 급격한 상승세다. 넷플릭스의 성장은 지난 몇 년 동안 전 세계에서 수백만 명의 가입자를 추가하고 독창적인 콘텐츠를 내놓으며 투자자의 기대감을 끌어올린 덕분이다. 3월 말 기준 넷플릭스의 전 세계 가입자 수는 1억2500만 명에 달한다. 일일 시청 시간은 1억4000만 시간 이상이다.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기묘한 이야기’, ‘더 크라운’ 같은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과감한 도전이 성공을 이뤘다. 전날 넷플릭스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와의 계약을 포함해 새로운 콘텐츠 제작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과의 계약 소식에 넷플릭스 주가는 4% 이상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전 세계에서 더 많은 가입자를 끌어모을 수 있는 넷플릭스의 잠재력을 낙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2014년 말 시총 200억 달러에 불과했던 넷플릭스는 이제 애플과 아마존, 알파벳, 페이스북과 함께 ‘FAANG’이라 불리며 반드시 투자해야 할 기업으로 꼽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주가의 급격한 상승은 넷플릭스의 성장에 대한 기대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실제 매출 규모는 방송국과 영화 스튜디오, 테마파크 등을 운영하는 디즈니가 넷플릭스를 크게 웃돈다. 그러나 디즈니의 주가는 지난해 5% 하락했다. 마블과 픽사애니메이션, 스타워즈 등 인기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지만 산업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탓이다. 디즈니는 앞으로 넷플릭스에 콘텐츠 제공을 중단하고 내년부터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스포츠 중심 스트리밍 서비스 ESPN+를 처음 출시했다.
앞으로도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지배적인 위치는 흔들리지 않을 전망이다. ‘스트리밍 강자’ 자리를 위협할 뚜렷한 경쟁자가 없어서다. 디즈니와 폭스, 훌루,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도 넷플릭스의 성장을 위축시키지 못했다. 냇 쉰들러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우리는 넷플릭스가 국제 시장에서 상당한 기회를 얻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넷플릭스는 각 시장에서 다양한 수준의 경쟁과 규제, 경제 상황에 직면하겠지만 콘텐츠 규모 덕분에 거의 모든 시장에서 지배적인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1997년 설립됐으며 DVD 대여 서비스 사업을 전개하며 2002년 기업공개(IPO)를 했다. 당시 가입자 수는 100만 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BBC는 넷플릭스가 미국 가정을 케이블 TV에서 스트리밍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하면서 주가가 지금까지 약 3만3000% 올랐다고 전했다.
한편 디즈니와 컴캐스트는 폭스 인수를 두고 경쟁 중이다. 디즈니는 지난해 12월 폭스의 영화와 TV스튜디오 사업 등을 인수하기로 합의했으며 당국의 승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로버트 아이거 디즈니 회장은 폭스 인수가 디즈니의 콘텐츠를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23일 컴캐스트는 폭스에 디즈니보다 비싼 몸값을 지불하겠다고 제안했다. 라클란 머독 폭스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디즈니와의 계약에 전념하고 있으며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한 조건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