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북미정상회담 무산소식에도 불구하고 되레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갑작스런 6·12 북미회담 취소에 원·달러는 갭업 출발했지만, 상단인식에다 월말을 앞둔 네고(달러매도) 물량이 집중됐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오랜만에 대량 매수에 나선 것도 원·달러 하락에 힘을 보탰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다소 의외라는 평가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도 회담의 끈을 완전히 놓지 않은데다, 북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담화를 통해 대화의 뜻을 내비치면서 희망의 불씨가 있다는 평가도 있었다.
최근 달러 강세 분위기가 잦아들고 있는데다 다음주는 월말에 따른 네고물량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원·달러가 하락압력을 받을 것으로 봤다. 다만 북한 관련 불확실성도 여전할 것으로 예측했다. 결국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한 1070원에서 1090원 레인지장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역외환율은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80.4/1081.0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2.1원 올랐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5.21포인트(0.21%) 하락한 2460.8을, 코스닥도 4.97포인트(0.57%) 내린 868.35를 기록했다. 반면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3349억9600만원어치를, 코스닥시장에서 873억6000만원어치를 각각 매수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아침엔 북미정상회담 취소로 갭업 출발했다. 다만 월말이 다가오다보니 네고물량이 쏟아지면서 되레 하락했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수가 강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며 “의외로 북미정상회담 취소에 따른 영향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070원선에서는 결제수요도 집중되고 있는 만큼 다음주는 1070원 후반에서 1080원대 레인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북한 관련 우려로 상승 출발했다가 장중 내내 하락압력을 받았다. 북한 관련해 긍정적 부문도 있다는 판단에 역외에서도 매도물량과 롱스탑이 이어졌다.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3000억원 넘게 매수한 것도 원·달러 하락반전에 힘을 보탰다”고 전했다.
그는 “달러 강세가 힘을 잃고 있는 분위기다. 월말에 따른 네고도 계속될 것으로 보여 원·달러는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북한과 신흥국 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는데다 결제수요도 예상되면서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 다음주는 1070원에서 1090원 사이 등락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37엔(0.34%) 오른 109.41엔을, 유로·달러는 0.0021달러(0.18%) 하락한 1.1703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