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WWDC 2018에서 아이폰 이용자가 스마트폰 앱을 사용하고 게임을 하면서 보내는 시간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스마트폰 중독의 대부분은 소셜미디어나 게임 앱이 주요 원인이지만 기관투자자들이 ‘스마트폰의 선구자’로 하드웨어를 제공하는 애플에도 대책을 요구하자 이에 답한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풀이했다.
애플은 올해 말 내놓을 iOS 12에 적용할 ‘앱 리미츠’ 기능을 통해 스마트폰 중독을 막는다. 사용자가 앱별로 1일 이용시간을 설정하게 하고 아이폰 등 모바일 기기와 앱 이용시간을 통보해 스마트폰 사용량을 조절하도록 하는 장치다. 각 앱의 사용 제한 시간에 도달하면 이용자에게 주의를 준다. 애플은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 이용 시간을 하루 한 시간으로 설정했다면 55분간 앱을 사용했을 때 ‘5분 남았다’는 경고가 표시된다고 설명했다. 이후에 앱을 더 이용하려면 연장 버튼을 눌러야 한다. 부모가 자녀의 스마트폰에 시간제한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특정 시간을 ‘다운타임’으로 설정하면 스마트폰 이용을 막을 수 있다. 잠자리에 들 시간에 쓸 수 있는 도구다.
‘스크린타임’ 기능은 1주일에 아이폰을 몇 시간 사용했는지, 어떤 앱의 이용 빈도가 높은지도 분석해 알려준다. 자신의 스마트폰 이용 습관을 파악할 수 있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담당 수석부사장은 WWDC에서 “주의가 분산되는 것을 막고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능을 발표했다”면서 “당신이 매일 스마트 기기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소비할지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기존에도 자녀가 사용하는 앱 종류를 부모가 제한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했다. 그러나 1월 애플 주식을 보유한 행동주의 투자펀드 자나파트너스와 미국 캘리포니아주 교직원 퇴직연금 캘스타스(CalSTRS)가 공개서한을 통해 애플의 조치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애플 기기는 어린아이나 청소년에게도 보급됐다”면서 “애플이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면서 개선을 요구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애플은 자사 광고에서 아이패드 앱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탐구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자주 묘사해왔으며 200만 개 앱을 보유하고 지난해 425억 달러(약 45조4750억 원)의 앱스토어 수익을 올렸다면서 애플이 사회문제에 대한 대책을 내놓는 것은 브랜드 이미지를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날 애플은 iOS 12에 포함될 새로운 기능들도 발표했다. 자신의 모습과 비슷한 이모지를 만들 수 있는 ‘미모지(Memoji)’와 발전된 증강현실(AR)을 내놓았다. 시리는 사용자가 설정한 한 단어 명령어를 통해 간결하게 작동하도록 했다. 사파리 브라우저의 프라이버시 보호도 강화했다.
한편 이날 WWDC 개막에 힘입어 애플 주가는 0.8% 오른 191.83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는 193.42달러까지 치솟았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날 주가 상승으로 애플 시가총액은 9429억 달러를 기록했다. 앞으로 주가가 6.1% 더 오르면 세계 최초로 ‘꿈의 시총’ 1조 달러 기업에 도달할 수 있다. 지난 1년 동안 애플 주가는 24% 상승했으며 3개월 사이 8% 이상 올랐다.
이날 애플과 함께 아마존의 주가도 1.5% 오르는 등 기술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나스닥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52.13포인트(0.69%) 상승한 7606.46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