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샤프가 도시바 PC 사업을 인수한다. 샤프는 모회사인 대만 훙하이정밀공업의 역량에 기대 PC 시장에 재진입한다.
5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샤프는 이날 도시바 PC 사업 자회사인 도시바클라이언트솔루션 지분 80.1%를 40억 엔(약 39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인수는 오는 10월 1일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도시바는 도시바클라이언트솔루션 지분율을 19.1%로 낮추고 연결 대상에서 제외한다. 1985년 세계 최초 노트북으로 출시된 ‘다이나북’ 브랜드도 양도 대상이 된다.
다이나북은 한때 세계 1위 시장점유율을 자랑했다. 중국 레노버그룹 등 신흥 세력의 등장과 함께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시대로 접어들면서 도시바 PC 사업도 부진의 늪에 빠졌다.
도시바 PC 사업부 매출은 지난해 1673억 엔으로 전년보다 13%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은 5억 엔에서 96억 엔으로 확대됐다. 도시바는 경영 재건의 일환으로 PC 사업을 매각하게 됐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샤프도 ‘뫼비우스’ 브랜드 노트북이 있었지만 경쟁력 약화와 그에 따른 채산성 악화로 2010년 PC 시장에서 철수했다. 훙하이가 2016년 샤프를 인수하면서 PC 시장 재진입을 모색하게 됐다. 궈타이밍 훙하이 회장의 측근이자 현재 샤프의 최고경영자(CEO)인 다이정우는 “훙하이와의 시너지 효과가 가장 큰 것이 IT 기기”라고 말했다.
도시바 사업을 인수한 배경에 대해 신문은 샤프가 PC 시장에서 철수한 지 오래 됐기 때문에 뫼비우스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져 신속한 시장 재진입을 위해 도시바 브랜드를 취득한다고 풀이했다.
훙하이는 이미 자사 브랜드로 PC 사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미국의 애플과 델 등 글로벌 대기업 제품을 위탁 생산해 효율적인 생산 노하우와 원자재를 저렴하게 조달할 수 있는 폭넓은 공급망을 가진 것이 최대 강점이다. 샤프가 이런 훙하이의 경영 기반을 활용하면 도시바 PC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또 샤프는 PC나 태블릿 등에 쓰이는 중소형 액정 기술이 강점으로, 자사 PC를 생산하면 패널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