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주파수 ‘쩐의 전쟁’…‘전국망’ 3.5㎓ 대역이 최대 격전지

입력 2018-06-15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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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가 3조2760억 원 역대 최고… 경매 대역도 현재 사용 대역폭 7배

결전의 날이 밝았다. 향후 수년간 통신 시장의 명운(命運)을 가늠할 5G 주파수 경매를 위해 이동통신 3사가 치열한 ‘두뇌싸움’에 돌입했다.

15일 오전 9시 성남시 분당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지하 1층에서 5G 주파수 경매가 시작됐다. 전날 5G 국제 표준이 확정되면서 내년 상반기 5G 상용화를 앞두고 단말·장비 및 네트워크 구축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국내 이통사들은 안정적인 5G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첫 단계인 주파수 경매 총력전에 나섰다.

이번 경매는 매물과 입찰가격 모두 역대 주파수 경매 중 최대 규모인 만큼 수개월 전부터 관련 TF를 구성해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이날 대관, 네트워크 담당 등으로 구성된 이통 3사 대표들은 오전 8시 15분부터 5분 간격으로 KT·LG유플러스·SK텔레콤 순으로 경매장에 도착했다. 경매가 진행되는 TTA는 철통 보안 속에 정부와 보안업체 등 총 25명의 운영요원이 현장에 배치돼 긴장감을 더했으며, 경매가 끝날 때까지 24시간 출입이 통제된다.

입찰을 위해 현장에 온 이통 3사 직원들은 이동할 때 입회자와 동행해야 하며 다른 입찰자와 접촉은 금지된다. 입찰자들은 휴대폰 2대와 팩스 1대, 노트북 1대를 소지할 수 있으며 사전 등록된 2개의 전화번호와 1개의 팩스번호만 이용해 본사와 통신할 수 있다. 점심식사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제공하는 도시락으로 해결해야 한다.

매물로 나온 3.5㎓ (기가헤르츠) 대역 280㎒(메가헤르츠) 폭은 2조6544억 원, 28㎓ 대역 2400㎒(메가헤르츠) 폭은 6216억 원으로 각각 책정됐다. 2개 대역을 합치면 모두 3조2760억 원으로 역대 최고 시작가다. 앞선 주파수 경매 최저 입찰가격은 2011년 1조2000억 원, 2013년 1조4000억 원, 2016년 1조8000억 원이었다. 경매 대역도 현재 이통 3사가 사용 중인 주파수 전체 대역폭이 410㎒인 점을 고려하면 7배나 많아 5G의 위력을 실감케 한다.

격전지는 5G 핵심 주파수인 3.5㎓ 대역이다. 전국망을 커버할 수 있는 대역인 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정부는 한 사업자가 낙찰받을 수 있는 한도(총량제한)를 100㎒ 폭으로 한정했다. SK텔레콤은 가격 부담을 감수하고라도 최대 대역폭 확보를 공언해온 만큼 100㎒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KT와 LG유플러스가 남은 180㎒ 폭을 두고 치열한 눈치 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경매는 블록 개수를 결정하는 1단계에 이어 블록 위치(순서)를 결정하는 2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는 최저 경쟁가로 시작해 3사가 제출한 총블록 양이 공급량과 일치할 때까지 최대 50라운드까지 진행한다. 50라운드를 넘으면 밀봉입찰로 넘어간다.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정부가 제시하는 시작가는 0.3∼0.75%씩 오른다. 3.5㎓ 대역은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블록당 3억∼10억 원, 28㎓ 대역은 1억 원 안팎이 오른다. 2단계 위치 경매는 밀봉입찰 방식으로 2시간 동안 진행되고, 3사는 상·중·하단 대역별 희망가를 제출하며 총 6개의 조합 중 최고가 조합이 낙찰된다. 2011년 1차 주파수 경매는 9일간, 2차는 10일간, 3차는 2일간 진행된 바 있다.

이날 경매는 오후 5시까지 진행된다. 1단계는 라운드당 1시간씩 하루 최대 6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2단계 경매는 오후 3시 이전에 1단계가 끝날 경우에만 당일 진행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다음 날(주말 제외)로 넘어간다. 낙찰 결과는 이르면 이날 나올 수도 있다. 경쟁이 치열한 3.5㎓ 대역에서 100㎒폭을 포기하는 사업자가 4라운드 안에 나올 경우 가능하다. 하지만 이날 결판이 나지 않으면 경매는 18일 재개된다. 이통사 관계자는 “경매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경매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최소한의 라운드를 통해 원하는 주파수를 차지하는 게 관건”이라며 “최고의 5G 서비스를 위해 무슨 일이 있어도 원하는 주파수를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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