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미국의 4대 이통사인 버라이즌과 AT&T, 스프린트와 티모바일US는 자사 고객들의 위치기반 정보를 제3의 정보수집업체에 제공해오던 방식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정보 제공이 고객들의 개인 정보를 침해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미국 오리건주의 론 와이든 상원의원이 아지트 파이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의장에게 문제를 제기한 것이 발단이 됐다.
와이든 의원은 5월 초 자체 조사를 통해 의심스러운 데이터 수집과 처리 사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시큐러스테크놀로지 등 정보 중개업체가 위치기반 정보를 오용했다는 것이다. 의원은 이와 관련해 대형 통신회사들이 고객 위치 정보를 허술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버라이즌은 로케이션스마트와 주미보에 고객들의 위치 정보를 제공해왔다. 그런데 이 회사들이 돈을 받고 다른 회사들에 고객 정보를 팔아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버라이즌은 이들과의 정보 거래를 즉시 중단하겠다는 뜻을 와이든 의원 측을 통해 밝혔다. 대형 이통사 중에서 처음으로 조처를 한 것이다. 버라이즌은 이후 로케이션스마트와 주미보 등 중개업체에 거래 단절을 통보하고 “그들이 고객들의 위치기반 정보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신속하게 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발표 이후 AT&T와 스프린트, 티모바일도 이날 정보 제공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이통사들은 위치추적 정보 판매사업 일체를 중단하겠다는 뜻은 밝히지 않았다. 버라이즌과 AT&T는 미국의 통신 가입 고객 수 1, 2위를 앞다투는 대형 회사다. 이들이 제공해온 위치기반 정보는 휴대폰 소지자의 위치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으므로 배달 추적이나 직원 위치 파악, 금융 사기, 마케팅 등 여러 방면에서 활용된다. 따라서 통신회사로서는 수익 창출의 창구 중 하나를 아예 닫아버리겠다는 선언을 하기가 부담스러운 것으로 보인다.
버라이즌의 카렌 자카리아 개인정보 담당 국장은 “회사가 앞으로도 사기범죄 예방이나 교통 정보제공 등을 위한 좋은 서비스들은 중단할 필요 없도록 유의하겠다”고 말했다. 짐 그리어 AT&T 대변인도 “중개업자에 대한 정보제공 사업만 중지한다”고 밝혔다.
4대 이통사가 취한 조치에 개인정보 보호론자들은 환영하고 있다. 그러나 아예 위치추적을 하지 않거나 위치기반 정보를 수집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라서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다. 미국시민자유연맹 관계자는 CNN머니에 “시큐러스테크놀로지 사건으로 드러난 것은 개인정보에 대한 대중과 기업의 인식 격차”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