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대미 보복관세 22일로 앞당겨…독일 車업계는 미-EU ‘무관세’ 제안

입력 2018-06-21 08:47 수정 2018-06-21 10:35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미국에 타격줄만한 품목 위주 3.6조원 상당의 관세…독일 자동차 업계는 “자동차 수입 무관세로 관계 회복하자” vs. EU “유럽 내 단합이 중요” 일축

유럽연합(EU)이 미국과의 무역 전쟁을 예상보다 앞당겨 시작한다.

20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EU는 이날 미국이 EU산 철강·알루미늄에 매긴 관세에 대한 보복관세를 오는 22일부터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초 EU 28개국은 다음 달 보복관세를 발동하려 했으나 그 시기를 이번 주로 당겼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초 국가안보를 내세워 EU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각각 25%, 10%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EU가 미국에 부과하는 보복관세는 28억 유로(약 3조6000억 원) 상당으로 미국이 적용한 관세에 상응하는 규모다.

EU의 보복관세 대상은 미국산 철강을 포함해 청바지, 오토바이, 버번위스키, 오렌지 주스, 사탕수수, 땅콩버터 등이 포함됐다. 대부분 미국 정치권이 예민하게 반응할만한 품목들이다. 각 지역 특산품이라 수출에 차질이 생기면 현지 주민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전가되기 때문이다.

세실리아 말름스트룀 EU 무역 담당 집행위원은 “우리는 이런 입장을 취하고 싶지 않았다”면서도 “EU의 철강·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한 미국의 일방적이고 부당한 결정은 우리에게 별다른 선택지를 주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EU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에 따르는 것”이라면서 “미국이 관세를 철회하면 우리도 보복을 거둬들일 것”이라고 합의의 여지를 뒀다.

지난주 국제통화기금(IMF)은 트럼프 미 행정부의 보호주의 정책이 미국 경제에도 타격을 입히고 세계 무역 체제를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무역 전쟁은 양측 모두를 패배자로 만들고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이러한 우려를 일축하면서 “피해는 미미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 정부의 관세 공격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이 적지 않다. 공화당 패트 투미 상원 의원은 “철강 관세 부과를 정당화하기 위해 안보를 들먹이는 것은 완전히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양측간 팽팽한 긴장 속에서도 독일 자동차 업계는 강경한 EU와 사뭇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독일 자동차 업계는 미국과 EU의 화해를 추진하며 양측간 자동차 ‘완전 무관세’를 제안했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리처드 그레넬 주독일 미국대사가 독일 자동차 업계와 만난 자리에서 이런 제안을 받았다고 전했다. 제안은 EU와 미국이 각각 수입 자동차에 매기던 10%, 2.5% 관세를 모두 철폐하자는 내용으로 요약된다. 독일 자동차 업계는 제안의 전제조건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수입 자동차 25% 관세 계획 백지화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업계는 자신들이 미국에 약 11만65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레넬 대사는 WSJ에 “독일 자동차 산업을 망치는 것은 미국에도 좋지 않다”며 독일 자동차 산업이 수만 명의 미국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보도와 관련해 로스 장관은 “독일이 무역 불일치를 해결하기 위해 올바르게 접근하고 있다”며 “EU가 미국 자동차와 트럭에 대한 10% 관세를 낮춘다면, 공정하고 상호호혜적인 무역으로 가는 첫 번째 발걸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독일 정부 측은 자동차 업계의 이런 제안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EU와 공통된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WSJ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이미 미국 정부에 이미 비슷한 제안을 했으나 큰 반향을 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EU 집행위원회(EC)는 독일 자동차 업계의 제안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으면서도 대미 관세 보복에 대한 유럽 내 단합을 강조했다. 일례로 프랑스의 르노와 푸조시트로엥 같은 자동차 회사는 미국 수출을 하지 않기 때문에 독일 업계가 제안한 자유무역과는 별다른 관계가 없다. 결정적으로 무역 관련 협상 권한은 EC에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송민호·나인우·박서진…‘말 나온’ 스타의 군 복무 [해시태그]
  • ‘숨만 쉬어도’ 돈 필요한 반려동물, 지원 혜택은 없을까? [경제한줌]
  • '롯데리아 안산상록수점'이 비상계엄 작전장소?
  • 나인우 군 면제…'4급 보충역 판정'은 왜?
  • 미국 군 당국 ‘보안규정 위반’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조사 중
  • '대장' 비트코인 상승에 이더리움도 꿈틀…부활 날갯짓 필까 [Bit코인]
  • 혼다·닛산, 합병 협상 개시…세계 3위 자동차 메이커 탄생 초읽기
  • 방배동 ‘로또 청약’ 당첨 가점 보니… “4인 가족 만점도 턱걸이”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52,644,000
    • -1.84%
    • 이더리움
    • 5,659,000
    • -2.58%
    • 비트코인 캐시
    • 764,000
    • -1.93%
    • 리플
    • 3,676
    • -2.03%
    • 솔라나
    • 317,500
    • +0.92%
    • 에이다
    • 1,500
    • -3.72%
    • 이오스
    • 1,444
    • -3.6%
    • 트론
    • 401
    • -4.75%
    • 스텔라루멘
    • 618
    • -3.29%
    • 비트코인에스브이
    • 89,000
    • -5.67%
    • 체인링크
    • 39,720
    • -2.5%
    • 샌드박스
    • 969
    • -3.8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