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가 강달러의 또 다른 희생양이 됐다. 최근 달러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위안화가 올해 상승분을 전부 반납했다고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 금융정보업체 윈드인포에 따르면 달러·위안 환율은 이날 개장하자마자 전 거래일 대비 0.4% 오른 6.5221위안을 찍었다. 이에 올해 들어 미국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는 0.2% 하락으로 전환했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 특히 유럽에서 잇따라 암울한 경제지표가 발표되면서 최근 2개월간 달러화는 다른 통화들에 대해 강세를 이어갔다. 미국과 다른 지역의 경제전망에 대한 투자자들의 견해가 크게 벌어진 가운데 신흥시장 혼란이 일어나면서 달러화에 강한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WSJ는 설명했다.
미국 달러화의 부활로 중국 정부는 딜레마에 빠지게 됐다. 이날 위안화 약세를 유도한 것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통화정책 완화다. 인민은행은 전날 올 들어 세 번째 시중은행 지급준비율 인하를 발표했다. 이는 1000억 달러(약 112조 원)의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이런 금융완화 정책으로 위안화 가치가 너무 떨어지면 자본유출을 촉진해 위안화 하락세가 더욱 거세지는 등 악순환이 일어난다. 인민은행은 지난 2015년 위안화를 공격적으로 평가절하했다가 자본유출과 증시 폭락 등의 문제를 일으키는 등 홍역을 치렀다.
이에 인민은행은 최근 매일 발표하는 달러·위안 기준환율에서 시장 예상보다는 위안화 가치 하락폭을 좁게 가져가고 있다.
위안화는 다른 통화보다 달러화 대비 하락폭이 크지는 않다고 WSJ는 전했다. 유로화는 올해 달러화에 대해 2.9%, 영국 파운드화는 1.8% 각각 하락했으며 한국 원화 하락폭은 4.3%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