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란 경제 성장 속도가 빠르고 성장 가능성이 큰 브라질과 인도·러시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앞글자를 딴 단어다. 올해 회담의 주제는 ‘아프리카의 브릭스 : 4차산업혁명의 공유 번영과 포괄적 성장을 위한 협력’이다. 남아공이 제안한 협력 분야는 보건부터 평화유지, 여성 인권 향상 등 다양한 범위에 걸쳐있다. 포괄적 성장을 달성하는 방안으로는 4차산업혁명에 발맞춘 산업 분야를 개발하고 정보 격차를 해소하는 안을 내놨다.
모든 회원국이 회담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특히 중국은 미중 무역 전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브릭스 회원국을 결집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아프리카 순방길에 올라 일대일로 사업을 확장하는 한편 제 3세계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에 화답하듯 23일 브릭스 회원국은 “보호무역주의에 함께 대항할 것”이라며 중국의 손을 들어줬다.
더 컨버세이션은 브릭스의 성공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3가지 기준에 부합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선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부분은 브릭스가 강화되고 있는지다. 브릭스가 10년째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경제 협력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회담에서 진전된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해야 한다. 회담 직후 발표되는 협정의 수가 지난해보다 늘어났는지, 협정의 수준은 깊어졌는지 확인해보면 연대 강화 여부를 알 수 있다.
두 번째 기준은 주제에 맞는 성과를 냈는지다. 아프리카의 개발과 번영을 주제에 명시한 만큼 아프리카의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해 자금 조달이 가능할지 주목해야 한다. 이는 남아공이 참여하고 있는 아프리카대륙 자유무역협정(AfCFTA)과도 연결된다. AfCTFA는 아프리카 49개국이 참여하는 무역 공동체로 인구 12억 명과 경제 규모 2조5000억 달러(약 2837조5000억 원)에 달하는 거대 협정이다. 내년 출범을 앞둔 AfCFTA에 아프리카와 다른 대륙을 연결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은 필수 요소다. 만약 브릭스 신개발은행(NDB)을 바탕으로 자금 조달에 합의하면 인프라 구축과 함께 아프리카의 경제 성장이라는 목표달성에 한발 가까워지는 것이다.
마지막 기준은 글로벌 거버넌스 개혁에 브릭스의 참여 여부다. 브릭스 회원국은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 경제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공통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남아공을 비롯한 아프리카 국가들은 IMF 이사회에 아프리카의 자리를 더 요청하고 있는데, 브릭스가 이를 지지한다면 경제구조 개편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회담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남아공의 경제 매체 비즈니스데이는 브릭스 회원국이 남아공 증시에 투자하는 비율이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남아공은 GDP 대비 저축 비율이 19.5%에 불과해 외국인 투자가 필요하지만, 브릭스 국가들의 참여가 저조하다는 것이다. 바소 느드젠제 요하네스버그 대학 국제경제학 연구원은 “브릭스의 목표가 회원국 간 투자 증진이라면 아직 갈 길은 멀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