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조기상환(매입, 바이백)이 동일종목으로 3개월째 이어지면서 이들 종목이 유독 강세를 보이는 이상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바이백 종목중 만기가 가장 짧은 국고채 5년 경과물 15-1 종목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일각에서는 스퀴즈(대량매집)를 우려하며 시장 왜곡가능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반면 국고채 전문딜러(PD) 입장에서는 점수 확보는 물론 리스크가 가장 적은 쪽으로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현상은 이달 처음 바이백종목으로 포함된 국고5년 경과물 15-4에서도 빚어지고 있다. 2020년 9월10일 만기물인 15-4 종목의 전일 마감가는 2.041%. 반면 2020년 6월2일 만기물인 통안채 02140-2006-02종목은 2.060%에 거래를 마쳤다. 만기가 2개월 짧은 통안채보다 1.9bp나 낮은 것이다.
통상 같은 신용등급 하에서는 만기가 짧을수록 금리가 낮다는 점에서 지금의 금리역전은 정상은 아닌 것이다. 이는 기획재정부가 올해 6월부터 8월까지 국고채 바이백에 동일종목을 포함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바이백 종목에 15-1을 비롯해, 국고10년 경과물 10-3, 국고5년 경과물 15-9, 국고10년 경과물 11-3은 3개월 연속 포함됐다.
6월부터 7월까지 총 네 번에 걸쳐 실시된 바이백에서 15-1 매입잔액은 2조920억원어치에 달한다. 이는 같은기간 여타종목 중 가장 많았던 10-3(9030억)의 3배 규모다. 15-1 발행액이 12조5840억원이었다는 점 비춰보면 4번의 바이백으로 회수해간 규모는 발행액 대비 16%에 달한다.
채권시장의 한 참여자는 “동일종목이 바이백에 계속 포함되다보니 시장왜곡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스퀴즈성 매수가 이어지면서 만기가 짧은 통안채보다도 금리가 낮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또 다른 채권시장 참여자는 “바이백이 계속되다보니 어쩔수 없는 것 같다. PD 입장에서는 바이백 점수를 받아야하기 때문”이라며 “바이백 종목중 15-1이 유독 강한 것은 만기가 짧아 제일 싸고 손실이 발생시 리스크도 가장 적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몇 달동안 바이백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현 종목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이들 종목은 더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