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중앙은행(RBI)이 기준금리를 2개월 만에 또 올렸다. 물가 상승 압력과 무역전쟁, 유가 상승이 금리 인상의 배경으로 꼽힌다.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RBI는 6.25%였던 기준금리를 6.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6월 4년 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2개월 만에 또다시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RBI는 금리 인상의 이유로 무역전쟁과 물가 상승 압력을 꼽았다. RBI의 물가상승률 목표치는 4%지만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에 달했다. RBI는 목표치를 수정하는 대신 금리 인상을 바탕으로 4%의 물가상승률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실란 샤 캐피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RBI의 긴축 정책이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중 무역전쟁의 피해를 고스란히 입고 있는 상황도 인도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 미국이 내놓은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에 대응해 2억4100만 달러(약 2695억 원) 규모의 맞불 관세를 놓은 인도는 금리 인상을 발표하면서도 보호무역주의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RBI는 “보호무역주의가 커지는 것은 세계 성장 전망에 중대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WSJ는 유가 상승이 인도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너지 수요의 80%를 수입하는 인도는 유가 상승에 취약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는 유가가 10달러씩 상승할 때마다 인도 국내총생산(GDP)이 0.6%씩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6월 말 유가는 지난해보다 60%가량 상승해 인도의 물가 상승을 가속화시켰으며 만약 미국과 이란의 긴장 상태가 이어져 이란산 원유 수입이 제한되면 인도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클 전망이다.
우르지트 파텔 RBI 총재는 “무역 교전은 관세 전쟁으로 진화했다”며 “이제는 외환 전쟁이 닥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7~7.5%의 경제 성장률을 보장하기 위해 배를 단호하게 운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